강기정 “검사들 ‘나도 커밍아웃’ 유행인가, 자성하라”

입력 2020-10-30 09:24
강기정 전 정무수석이 12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김봉현 및 조선일보 손해배상 소장 접수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고 있다. 뉴시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평검사들의 집단 반발에 대해 “국민은 자성의 커밍아웃을 기다리고 있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강 전 수석은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검사들의 ‘나도 커밍아웃’이 유행인가. 이모 검사! 최모 검사!”라며 “작은 검찰개혁의 움직임에도 저토록 극렬히 저항하면서 도대체 어제 김학의 재판을 보고서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진짜 검사들, 국민은 ‘자성의 커밍아웃’ 을 기다리고 있다”며 글을 맺었다. 평검사들이 연달아 ‘커밍아웃’을 선언하자 이를 비꼰 것이다.

강 전 수석은 앞서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며 사의를 표하자 강 전 수석은 “아니죠! 검찰이 정치하다 들킨 거겠죠!”라며 “라임사건을 권력게이트로 만들어 보려다 실패한 것 아닌가? 부패검사 B, 특수통 검사 출신 변호사 A, 금융사기범 김봉현이 짠 실패한 시나리오, 즉 검찰게이트”라고 주장했다. 강 전 수석은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법정에서 측근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로비자금 5000만원을 자신에게 건넸다고 주장하자 반발했다. 이후 김 전 회장은 검사들을 상대로 로비를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앞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지난 28일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추 장관의 검찰개혁은 근본부터 실패했다”며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는 크게 훼손됐다. 검찰 개혁에 대한 철학을 바로 세우지 않으면 앞으로 공수처 수사의 정치적 중립은 어떻게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9일 페이스북에 이 검사를 공개 비판했다. 그는 ‘한 검사가 피의자 면회를 막았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좋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 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다”라고 적었다. 직전에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같은 기사를 공유하며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복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지난달 1일 오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자 평검사들이 집단 반발했다. 이복현 대전지검 형사3부장은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어제 저희 청 여성아동범죄조사부 수석검사가 법무부 감찰관실로 파견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이 해당 검사에게 하루 전 미리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대검 형사부장께서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해도 인사를 그런 식으로 다룬다는 것은 마치 ‘박근혜 정부의 최모씨 인사농단’ 느낌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이 부장검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과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수사 등에 참여한 특수통 검사다.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사위인 춘천지검 최재만 검사도검찰 내부망에 ‘장관님의 SNS 게시글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나도 커밍아웃하겠다”고 했다. 그는 추 장관에게 “이환우 검사가 ‘최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 검찰권 남용 방지라는 검찰 개혁의 가장 핵심적 철학과 기조가 크게 훼손됐다’는 우려를 표한 것이 개혁과 무슨 관계냐”며 질문했다. 이후 이프로스에는 이환우 검사를 지지하는 평검사들의 ‘커밍아웃’이 잇따랐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