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바꿨어야 했나’… 코로나 위기 속 카드매출 양극화

입력 2020-10-29 16:46

올해 3분기 카드 이용자의 소비 행태를 결정한 건 아니나 다를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온라인쇼핑, 신차 구매, 통신서비스 이용이 급증한 반면 항공, 식당, 대중교통은 급감했다. 외출과 모임, 다중시설 이용 등을 자제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업종별 희비가 극명히 갈린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3분기 국내 신용·체크·선불카드 승인금액은 228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조8000억원(5.4%) 늘었다고 밝혔다. 전 분기보다는 5조9000억원(2.7%) 늘었다.

카드 승인금액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부터 감소세를 보이다 5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를 회복한 뒤 꾸준히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 중소금융과는 “5월부터 긴급재난지원금이 본격적으로 지급됨에 따라 소비 지출이 회복세로 전환된 점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전체 카드 이용액이 늘었지만 모든 업종이 웃거나 안도하는 것은 아니다. 올 3분기 항공서비스 카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1.2%(2조400억원) 증발했고, 면세점도 48.8%(4900억원) 줄어 반 토막이 났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특히 두 업종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금액 기준으로 타격이 가장 큰 업종은 일반음식점으로 2조4700억원(8.4%) 줄었다. 항공과 면세점 카드매출 감소액을 합친 수준이다. 대중교통은 24.1%(8500억원) 감소했다. 재택 근무와 휴교, 휴업, 자가용 이용 등으로 버스나 지하철 이용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역시 외부활동 관련 업종인 학원과 숙박은 각각 13.9%(4500억원), 19.7%(36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 비상시국에 오히려 주머니가 두둑해진 건 비대면과 실내활동 관련 업종이다. 온라인 쇼핑 카드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조5000억원(22.7%) 늘고 국산 신차 판매도 41.2%인 2조8000억원 증가했다.

통신서비스는 게임이나 넷플릭스·유튜브 시청 증가 등의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며 54.8%(1조8500억원) 늘었다. 외출 자체로 음식을 집에서 해 먹는 경우가 늘면서 슈퍼마켓 카드매출도 1조원 중반대인 1조4200억원(17.0%) 증가했다.

가전과 일반가구 카드매출도 각각 16.8%(5400억원), 21.6%(1600억원) 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오래된 가전제품과 가구를 새것으로 바꾸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중소금융과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온라인, 실내활동 관련 소비가 증가한 한편 외출, 여행 등과 관련성이 높은 업종은 매출 감소가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