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주지역 폐기물매립장 증설·설치 추진 주민 반발

입력 2020-10-29 15:01 수정 2020-10-29 15:03
경북 경주시 안강읍 주민들이 두류공단 내 폐기물매립장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독자제공

경북 포항·경주지역에서 잇따라 폐기물매립장 증설·설치가 추진되면서 주민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수십년째 환경 문제 등으로 인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29일 경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폐기물 처리업체인 (주)황림이 안강읍 두류공단 일원에 5만9158㎡의 폐기물매립장 조성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매립용량은 226만2976㎡에 달한다.

이곳은 지난 2017년 다른 사업자 A사가 폐기물매립장 허가를 신청했지만, 환경오염 우려 등을 이유로 사업이 무산됐다.

올해 업체만 바꿔 다시 매립장 설치가 추진되고 있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결성하고 1인 시위와 반대 서명을 받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지난 26일 ‘산업폐기물 매립장 허가반대를 위한 읍민과 함께 하는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두류공단 내 폐기물 매립장의 신설을 반대했다.

앞서 22일에는 주민 300여명이 경주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삭발식까지 가졌다.

두류공단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의료폐기물 소각업체가 수년째 증설을 추진 중이며 현재 폐기물 처리업체 30여곳, 환경오염업체 26곳이 입주해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두류공단은 일반공업지역으로 지정된 후 1976년부터 폐기물 업체의 난립으로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는 말할 수 없을 지경”이라며 “경주시는 안강읍민의 생활권이 지금보다 더 악화되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경북 경주시 안강읍 두류공단 내 폐기물매립장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대표들이 경주시청에서 삭발식을 하고 있다. 독자제공

포항도 철강공단 내 폐기물처리업체들이 산업폐기물 매립장 증설에 나서고 있다.

네이처이앤티는 포항철강공단 내 붕괴사고 매립장에 묻혀 있는 염색슬러지 폐기물 수십만t을 굴착해 고형화 후 처리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또 에코시스템도 매립장 47만여㎥를 증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포항시 오천읍SRF반대비상대책위는 지난 27일 포항시청에 에코시스템 증설 반대 주민의견서를 제출했다.

주민의견서는 오천읍민 4441명과 대송주민 101명 등 총 4542명이 서명했다.

비상대책위 관계자는 “지정·산업폐기물매립장 증설로 인해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할 것이 자명하다. 폐기물매립장 증설 계획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경주=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