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채에 1300원” 伊 시칠리아에 헐값 주택 등장

입력 2020-10-29 10:43 수정 2020-10-29 11:05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의 빈집들. CNN 홈페이지 캡처

‘집 한 채에 1유로(1300원가량)부터 팔아요.’

지중해의 대표 휴양지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한 채에 1300원인 집들이 매물로 나온다. 급속한 인구 감소로 불거진 빈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28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시칠리아는 다음 달부터 남서부 살레미 마을의 버려진 집들을 경매에 부친다. 시작가는 불과 1유로(약 1300원)다. 도메니코 베누티 시칠리아 시장은 “이곳의 모든 주택은 시의회 소유여서 간단한 절차를 거쳐 빠르게 판매할 수 있다”며 “도로, 전기, 하수 서비스를 정비하는 등 낡은 시설들을 복구했으며 마을을 다음 단계로 개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인구 1만여명의 살레미 마을은 17세기 문화 유적지와 인접해 볼거리가 많고, 해발고도 450m에 조성돼 여름에도 비교적인 시원한 곳이다. 하지만 1968년 시칠리아의 벨리스 밸리에서 큰 지진이 발생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당시 지진으로 231명이 사망한 뒤 지난 50년간 주민 4000명이 유출돼 왔다.

트위터 캡처

이번 경매는 시작가가 헐값인 대신 주택 개조 계획서 제출이 필수다. 낙찰되면 보증금 3000유로(약 400만원)를 내야 하는 데 3년 안에 주택 개조를 마치면 돌려받을 수 있다. 단순 주거 대신 숙박업 등을 목적으로 용도를 변경하면 가산점과 세액 공제 혜택도 주어진다.

베누티 시장은 이번 경매 이후 추가로 100여 가구에 대한 경매를 또 저울질하고 있다. 시칠리아는 이전에도 무소멜리, 비보나 마을의 버려진 주택을 경매에 부친 적이 있다. 한편 이탈리아에서 ‘1유로 집’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남부의 칼라브리아주 친퀘프론디도 지난 7월 비슷한 프로젝트를 한 바 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