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살림 거덜 내려고 작정” 유승민, 文 시정연설 혹평

입력 2020-10-29 09:57 수정 2020-10-29 10:45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4월 7일 오후 경남 양산시 같은 당 윤영석 양산 갑 후보 사무실을 찾아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며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없는 것들’이란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문 대통령의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기적 같은 선방’ 등 방역과 경제의 성공을 자화자찬하는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면 마치 우리가 아무 걱정 없는 희망찬 나라에서 행복하게 잘살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라며 “연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장밋빛으로 가득 찼다. 거기에는 오늘 당장 먹고살기 힘든 수많은 국민의 한숨과 고통의 신음은 들리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 혈세와 국채로 빚을 내 더 펑펑 쓰겠다는 얘기밖에 없었다. 돈을 푸는 단기부양책 이외 경제 정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며 “모든 게 여기에 몇 조원, 저기에 몇 십조원 쓰겠다는 얘기뿐이었다”고 지적했다.

160조원 규모의 ‘한국판 뉴딜’에 대해서도 “한국형 뉴딜이 뭘 하는 것인지 그 내용을 아는 사람은 이 정부에 아무도 없다는 게 지난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며 “노동 개혁, 규제 개혁, 교육 개혁은 아예 단어조차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재정적자, 국가채무, 가계부채라는 단어도 흔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라 살림을 거덜내려고 작정한 게 분명하다”며 “우리 보통 사람들도 이런 식으로 가계부를 쓰지는 않는다”고 적었다.

문 대통령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인 ‘임대차 3법 조기 안착’에 대해서도 “많은 국민은 이 지독한 오만, 무능, 독선에 숨이 턱 막혔을 거다”라며 “집 없는 서민들은 전월세 대란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고, 집 있는 사람들은 재산세, 종부세, 양도세 때문에 세금 걱정만 하는 현실을 대통령은 조금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집값은 계속 오르고 전월세 시장에 난리가 나도 청와대 사람들은 딴 세상에 살고 있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정권의 핵심부가 범죄집단이 돼가는 불법, 부패 사건들이 연달아 터졌는데도 자성의 목소리는 한마디도 없었다”며 “민주화운동을 했다는 자들이 군사독재 때보다 더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는 데 대한 부끄러운 자책의 목소리도 한마디 없었다. 비핵화는 실종되고 북한에 굴종하는 가짜 평화로 3년 반 동안 국민을 속인 데 대한 지도자의 반성은 없었다”고도 했다.

유 전 의원은 마지막으로 “오늘 우리는 국민과의 공감 능력이 사라져버린 대통령을 봤다. 이 나라의 밝은 미래,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개혁은 포기하고, 이 정권은 악성 포퓰리즘의 길로 이미 들어섰다”며 “나라를 망치는 포퓰리즘, 권력의 위선과 무능에 누군가가 맞서 싸우고 국민을 옳은 길로 인도해야 한다. 정치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글을 맺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