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영결식이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회장은 유족을 포함한 전·현직 삼성 사장단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영면에 들었다.
이날 영결식은 오전 7시30분부터 시작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이 참석했다.
30여분간 진행된 영결식이 끝난 뒤 유족은 차례로 병원 밖으로 나와 미리 준비된 유가족용 버스에 탑승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장서 걸으며 어머니와 여동생 등 가족들을 챙겼다.
특히 이부진 사장은 슬픔을 참지 못하고 오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이재용 부회장의 팔짱을 끼고 부축을 받았다. 생전 고인의 ‘딸사랑’은 남달랐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공식 석상에 이부진 사장과 다정하게 손을 잡고 등장한 적도 있었다.
이 회장을 태운 운구 차량은 오전 11시2분쯤 삼성전자 경기도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삼성전자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를 연구·생산하는 곳으로 2000년에 준공됐다. 이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일궜으며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인 2010년,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해 직접 삽을 뜬 적이 있을 정도로 애착을 보인 곳이다.
운구 차량은 사업장 내부 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연구동 등 사업장 건물을 천천히 지나쳤다. 도로 옆으로 임직원 100여명이 각자 흰 국화 한 송이를 들고 나란히 서서 이 회장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 과정에서 일부 직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운구 행렬은 이후 장지인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의 가족 선영으로 향했다. 이병철 선대회장의 부모와 조부가 잠든 곳이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