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슬퍼” 이동국 은퇴 발표에 재시·재아 눈물 왈칵

입력 2020-10-28 16:12
이동국 유튜브 캡처

23년 만에 은퇴소식을 전한 프로 축구 전북 현대 모터스 이동국 선수가 쌍둥이 딸 재시, 재아와 함께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딸은 아빠의 은퇴에 눈물을 쏟으면서도 “우리에게는 영원한 레전드”라고 밝히며 감동을 선사했다.

이동국 아내 이수진씨는 28일 가족 유튜브 채널에 ‘이동국 아빠 은퇴 발표후 눈물의 기자회견_w 재시재아’라는 제목으로 이동국의 은퇴 기자회견을 공개했다.

이날 재시, 재아는 기자로 변신해 기자회견을 이끌었다. 이동국은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아무래도 올 시즌 무릎부상으로 장기 이탈을 했다”며 “예전 같으면 구단과 팀이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 많이 기다려줬을 텐데 적지 않은 나이라 부상이 낫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과를 빨리 보여줘야겠다는 조급함이 있고 조급한 내 자신을 보고 은퇴할 시점이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3년 동안 나이가 들면서 생각도 나약해지고 조급한 마음이 은퇴를 결심하는데 컸던 것 같다. 올해가 마지막일 것 같다”고 전했다.

재아가 은퇴 후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묻자 이동국은 “쉬면서 선수생활을 돌이켜 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오남매가 아빠와 놀아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제2의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어떤 걸 해야 행복할지 천천히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동국 유튜브 캡처

이동국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팬들과 소통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올 시즌에는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많아지고 텅빈 운동장에서 시합을 하다 보니까 축구에 대한 열정도 떨어졌던 시간이었다. 올해 1년이 아쉽다”며 “더군다나 부상으로 경기에 많이 못 들어갔다. 은퇴하는 해에 많은 경기를 하고 최선의 상태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아쉬운 해였다. 우승컵을 들고 은퇴를 하면 행복한 은퇴식이 될 거 같다”고 전했다.

이동국은 그동안 어떤 기록을 세웠냐는 질문에 “90년대부터 2020년에 걸쳐 골을 기록한 축구 선수가 없다고 하더라. 국내에서 내가 유일한 선수라고 들어서 은퇴하면서 자랑스러운 기록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재아 역시 “누구도 깰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아빠를 자랑스러워했다.

이동국 유튜브 캡처

이동국은 두 딸을 바라보며 “아빠는 꼭 은퇴식 때 이렇게 수트를 입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재시, 재아는 “나 또 슬퍼진다. 아빠가 축구장에서 경기하고 골 넣고 세리머니 하는 걸 못 볼 것 같으니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동국은 “은퇴가 있지만 새로운 시작이 있는 것”이라며 딸들을 다독였다.

마지막으로 재시, 재아는 아빠 이동국에게 편지를 써서 읽었다. 재시는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멋있는 라이언킹 우리 아빠. 그동안 고생 많았다”며 “아빠는 그동안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주었고 지금껏 저희 오남매를 위해 안 아픈 곳이 없을 만큼 그 아픈 통증들을 참아오면 뛰어온 걸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빠가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생각하면 너무 슬프고 눈물이 난다. 아빠는 축구 선수로서 은퇴하지만 우리에게는 영원히 살아있는 레전드다”라고 전했다.

앞서 이동국은 26일 인스타그램에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는 글과 육성 메시지를 남겨 은퇴를 알렸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