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서 1.5㎏ 머리카락 ‘또’…머리카락 먹는 ‘이식증’

입력 2020-10-28 15:59 수정 2020-10-28 16:19

복통을 호소하는 아이의 뱃 속에서 1.5㎏ 분량의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된 일이 중국에서 또 발생했다. 이번엔 중국 광둥성에서다. 이식증 증상이 원인으로 중국에서 유사한 사례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중국 광둥성 난팡의대 병원 의료진이 광둥성에서 10세 소녀의 위에서 1.5kg에 달하는 머리카락을 제거했다고 광동성 지역신문 양청완보가 26일 보도했다.

아이의 아빠는 아이의 얼굴에 몸에 핏기가 없고 눈과 얼굴이 붓기 시작해 지역 병원으로 데려갔다. 지역 병원에서는 아이에게 빈혈과 저단백혈증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후에 아이는 난팡의대 주강병원 소아과 병동으로 옮겨졌다. 소아 종양학 담당 교수는 빈혈 검사 결과는 괜찮지만 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교수는 “뱃속에서 15cm 정도 크기의 돌 같은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복부가 딱딱해 종양이 생긴 줄 알았으나, CT와 초음파 결과에서 종양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아이가 계속 복통을 호소하자 병원에서 위내시경을 하니 엄청난 양의 머리카락이 위를 가득 채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료진은 위내시경을 통해 머리카락이 음식 찌꺼기와 함께 철 수세미처럼 잔뜩 감겨있어 아이의 복통을 가중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의료진은 복강경 수술을 통해 수 시간에 걸쳐 1.5㎏에 달하는 머리카락을 위에서 모두 끄집어냈다.

아이의 부모는 “두 살 때부터 자기 머리카락을 먹는 습관이 있었다”면서 “머리카락을 먹지 않도록 해서 5살부터는 버릇이 없어진 걸로 알았다”고 말했다.

화상망 캡처

아이가 이식증으로 머리카락 먹어 병원에 온 일은 예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이식증이란 영양분이 없는 물질을 먹는 증상으로, 신체의 특정 미량 원소가 부족하거나 영양 불균형이 있는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어린아이의 경우 심리적 문제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엔 장쑤성 화이안에 사는 한 10살 소녀가 스트레스로 수년간 머리카락을 먹어 수술을 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복통 끝에 병원에 간 이 아이의 위에서는 사과 두개 크기의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됐다.

지난해 8월에도 8세 아이가 머리카락을 먹었던 일이 있었다. 당시 중국 산시성 지역신문 화상망은 8세 여자아이의 위에서 머리카락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아이는 15kg밖에 나가지 않았고 밥을 잘 먹지 못했다. 아이의 엄마는 여름방학을 맞아 딸의 몸에 이상이 생겼는지 살피기 위해 병원에 데려갔다. 어머니는 아이를 시안 소아병원에 데려가 소화기내과에서 검사를 받았다. 초음파 검사를 받은 결과, 배에서 머리카락 뭉치가 발견됐다.


김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