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 후 사망’ 대만서도 4건… “백신, 사인과 무관”

입력 2020-10-28 15:41 수정 2020-10-28 16:28

대만에서도 독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한 사례가 4건 확인됐지만 보건 당국은 백신 접종을 중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사망자 사인이 모두 심혈관 질환이어서 독감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을 찾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정부가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접종을 중단하지 않은 점도 함께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싱가포르 정부는 자국에서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음에도 한국에서 사망자가 속출한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사용된 독감 백신의 접종을 중단하는 조치를 내렸다.

연합신문망 등에 따르면 천스중 대만 위생부장(보건장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공공의 이익에서든 개인의 이익에서든 백신 접종은 여전히 필요하다”며 “독감 백신 접종 후 불량 증상이 나타났다고 해서 백신이 부작용을 일으켰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후 사망자들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함에 따라 백신 접종이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배제했다”고 부연했다.

천 부장은 한국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속출함에도 접종이 중단되지 않은 데 대해 “한국 정부가 국민 생명을 갖고 장난을 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는 얘기도 했다.

대만 보건 당국에 따르면 최근 대만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총 4건이다. 이중 3명은 사노피 백신을, 나머지 1명은 대만 업체인 궈광(國光)생물과학기술회사가 제조한 백신을 맞고 숨졌다. 4명의 사인은 각각 지주막하출혈 및 동맥류 파열, 급성심근경색, 관상동맥 폐색 및 급성 뇌졸중, 대동맥 박리였다.

사망자는 모두 60~70대로 비교적 고령이었으며 접종한 지 3~10일 사이에 숨졌다. 또 지난 26일까지 보고된 부작용 건수는 76건이었고 이중 13건이 사망이나 중태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싱가포르 보건 당국은 지난 25일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4가’와 ‘박씨그리프테트라’의 접종을 일시 중단하라고 권고했다. 한국에서 접종한 후 사망한 사례가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싱가포르 보건부(MOH)와 보건과학청(HSA)은 성명을 통해 “싱가포르에서 독감 백신 접종과 관련된 사망 사건이 보고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다만 한국에서 백신 접종 이후 사망 사실이 보고된 데 따른 예방적 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