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통신기업(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로 변화한다.” 구현모 KT 대표가 취임 이후 7개월 만에 첫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신사 옷을 벗겠다고 선언했다. 더 이상 확장이 어려운 통신 분야 대신 미디어‧금융‧기업(B2B) 등 비통신 분야에서 적극 진출해 KT를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구 대표는 27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열린 ‘디지털-X 서밋 2020’ 연계 기자간담회에서 “KT는 과거 통신매출 100%의 통신기반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미디어, B2B, 에너지, 등 비통신분야에서 약 40% 매출이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찾고 기회를 찾아 디지코(Digico·디지털플랫폼기업)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네이버나 카카오와 달리 KT는 통신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가겠다”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다른 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디지코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는 KT의 전략방향이자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T는 새로운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를 공개하고 ‘KT DX 플랫폼’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변화하는 차별화 포인트로 미디어, 금융, B2B 사업 등을 꼽았다. 그는 “미디어사업에서 KT는 압도적 1등이다. KT그룹과 현대HCN 가입자를 합하면 1256만명, 국민 4명 중 한 명이 KT 가입자”라며 “올해 미디어사업 매출 1조8000억원을 예상하고 현대HCN 인수 때 2조8000억원 사업규모를 갖추게 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 등을 포함하면 3조원 규모”라고 했다. 쇼핑, 교육 등과 연계된 미디어의 큰 확장성을 기대하고 있다.
KT는 금융사업도 주목하고 있다. 대주주 완화를 골자로 하는 인터넷은행법이 통과되면서, 케이뱅크 숙제도 풀었다. BC카드는 데이터 회사로 도약할 예정이다. 구 대표는 “BC카드는 가맹점 310만 가맹점, 페이북 524만 가입자, 개인고객 353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가맹점 고객 중요하다”라며 “데이터 회사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금융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겠다”고 했다.
구 대표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뜻하는 ‘ABC 역량’을 강조하며 이들 사업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글로벌 DX 시장은 연평균 23% 성장해 2023년 2.3조 달러(한화 26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기업의 경우 DX 적용 계획이 2019년 기준 20%에 그쳤지만 2021년은 65%, 2023년은 80%의 기업이 DX를 도입을 확대할 것으로 업계는 본다.
구 대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B2B DX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선언은 KT의 새로운 100년의 단단한 기반이 될 변곡점이자 내실 있는 도약”이라고 강조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