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홍콩 민주활동가 4명의 망명을 거절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8일 미·중 관계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미국이 홍콩 민주활동가 4명의 망명을 거절하며 확전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미 영사관과 홍콩 정부는 이 사안에 대해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
SCMP는 미·중이 홍콩 문제를 놓고 확전을 피해 신중하고 조용히 처리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공식적으로 홍콩 반정부 활동가들을 지원하겠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어디까지 갈 것인지 한계선을 설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라우시우카이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중국은 정치적 폭풍을 피하고자 했을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이 진행형인 와중에 자칫 홍콩 영사관 폐쇄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우 부회장은 또한 미국 영사관이 유명하지 않은, 인지도가 낮은 활동가를 받아들였다가 이후 망명이 쇄도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을 경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교사절단이 ‘친독립군 근거지’를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활동가 4명의 망명 시도에 앞서 당일 오전에는 홍콩 학생운동가 토니 청(19)이 미국 망명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SCMP는 토니 청이 미국 영사관 맞은편 커피숍에서 경찰 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관련 사건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에 의해 체포됐으며, 그가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신청할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6월 30일 시행된 홍콩보안법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김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