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빕에 미련 남은 퍼거슨, 춘추전국시대 된 라이트급

입력 2020-10-28 13:21
토니 퍼거슨. 퍼거슨 인스타그램 캡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2·러시아)가 은퇴했지만, 토니 퍼거슨(36·미국)은 여전히 하빕과 맞대결에 대한 미련을 놓지 못하고 있다. 그와는 별개로 하빕이 떠난 UFC 라이트급 대권을 두고 각 랭커들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진 모양새다.

퍼거슨은 28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UFC 223 프로모션 영상을 업로드했다. 2018년 4월 8일 열린 이 대회는 하빕과 퍼거슨의 매치업이 잡힌 넘버링 대회였지만, 퍼거슨의 부상으로 취소됐다. 퍼거슨 대신 알 아이아퀸타(33·미국)와 맞붙은 하빕은 5라운드 판정승을 거두고 라이트급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퍼거슨은 지난 25일 퍼거슨이 저스틴 게이치(32·미국)를 누르고 MMA 무대 29전 전승을 거둔 뒤 돌연 은퇴를 선언한 뒤 계속해서 맞대결 불발에 대한 아쉬움 섞인 반응을 표현하고 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곧 다시 보게 될 거야!”란, 하빕을 향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고, 이번엔 과거 프로모션 영상까지 올렸다.

둘의 대결은 2015년부터 5차례나 무산된 바 있다. 양 선수가 각각 2번씩 부상을 당하면서 4번 경기가 취소됐고,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지난 4월 하빕이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맞대결을 포기했다. 지난 5월엔 하빕 대신 게이치와 맞붙은 퍼거슨이 5라운드 3분39초 만에 TKO패배를 당하면서 두 선수의 대결이 또 다시 연기됐다. 게이치가 잠정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고 하빕과 맞붙을 기회를 잡게 되면서다.

이어 하빕이 은퇴를 발표하면서 두 선수의 대결은 완전히 무산됐다. 하빕이 은퇴를 번복하고 이른 시일 내에 케이지로 돌아오지 않는 이상, 이미 36세나 된 퍼거슨과 하빕의 대결은 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

‘무적 챔피언’ 하빕 은퇴로 무주공산이 된 라이트급은 현재 ‘춘추전국시대’가 된 양상이다. 공석이 된 챔피언의 왕좌를 누가 차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1월 24일 격돌하는 코너 맥그리거(32·아일랜드)와 더스틴 포이리에(31·미국) 간 경기 승자가 챔피언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또 퍼거슨과 전 벨라토르 챔피언으로 하빕-게이치전의 백업 파이터로 UFC에 입성한 마이클 챈들러(34·미국)간 경기를 치른 승자와 맥그리거-포이리에전 승자가 다시 격돌해 챔피언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떤 방식이 됐든 확실한 절대자가 존재했던 라이트급은 다수의 강자가 치열한 맞대결을 펼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게 됐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