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테이블 최상단에 토트넘 홋스퍼의 ‘에이스’ 손흥민(28)이 드디어 ‘단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토트넘은 힘겨웠던 번리 원정에서 손흥민의 천금 같은 결승 헤더골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20-2021 EPL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번리에 1대 0 신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또 다시 해리 케인(27·잉글랜드)의 어시스트를 받아 이날 경기 유일한 득점을 성공시키며 팀의 ‘영웅’이 됐다.
이날 득점으로 손흥민은 지난 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2골, 19일 웨스트햄전 1골, 23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LASK(오스트리아)전 1골에 이어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여기에 EPL 6경기 8골 2도움, 유로파리그 3경기 2골 2도움을 포함해 올 시즌 10골(4도움)의 고지에 올랐다.
손흥민은 또 리그 8골로 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7골)을 따돌리고 EPL 득점 순위에서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여기에 시즌 10호골로 5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까지 달성하며 유의미한 기록들을 여럿 작성했다.
손흥민은 전반부터 과감하게 공중볼 경합을 벌여주고 상대 수비 최후방 라인을 깨기 위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가져가기는 등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다. 하지만 토트넘은 전반 내내 공격 시엔 몸싸움과 높이를 활용한 선 굵은 축구를, 수비 시엔 촘촘한 두 줄 수비를 펼치는 번리를 상대로 효율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특히 최근 리그 경기에서 주전급으로 활용됐던 좌우 풀백 세르히오 레길론-세르지 오리에에 휴식을 부여한 대신 선발 출전한 벤 데이비스-맷 도허티가 약속된 공격 패턴에서 동료들과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보였다. 이에 전반 종료 시점 기준으로 토트넘은 슈팅(3-5)과 유효슈팅(0-2)에서 번리에 모두 뒤졌다.
후반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무리뉴 감독은 루카스 모우라를 에릭 라멜라로 교체하는 등 변화를 줬지만 쉽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슈팅 찬스는 후반 중반까지 간헐적인 공격을 시도하는 번리가 오히려 더 많이 잡았을 정도.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역시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역습 상황에서 은돔벨레의 스루패스를 이어 받아 드리블한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슛은 아쉽게 수비에 막혔지만,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이 보여준 골에 가장 가까운 기회를 통해 분위기는 반전됐다.
그리고 단 2분 뒤인 후반 30분. 라멜라의 코너킥을 케인이 절묘하게 떨궈줬고, 이 볼을 손흥민이 넘어지며 정확히 머리에 맞췄다. 손흥민의 머리를 떠난 볼은 우아한 궤적을 그리며 굳건했던 번리의 골문을 기어코 뚫어냈다. 케인-손흥민 듀오가 만들어낸 또 한 번의 콤비플레이였다.
토트넘은 이후 영리한 플레이로 손흥민의 결승골을 지켜내 원정에서 승점 3점을 획득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을 교체 아웃 시켜주며 부상을 방지를 위해 배려했다. 손흥민의 골로 토트넘은 리그 순위를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레스터 시티(승점 13)에 승점 단 2점 뒤진 5위(승점 11)까지 6계단 끌어 올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