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만에 첨단무기를 판매하는 미국 업체를 향해 제재 카드를 빼들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6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무기 판매에 참여하는 미국 기업들을 제재할 것”이라며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언에 대한 제재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기 판매 과정에 관여한 미국 인사와 기관도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국가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내정간섭이자 안보이익 훼손으로 규정하고 반격을 예고했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이자 중·미 3대 연합 공보(미·중 간 상호 불간섭과 대만 무기 수출 감축 등을 둘러싼 합의)를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1992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 정부는 대만 문제를 중국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미 정부 고위 인사가 대만을 방문하고, 정부 보고서에서 대만을 ‘국가’로 지칭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무기 판매도 그 중 하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최근 18억달러(약 2조400억원)에 달하는 무기의 대만 수출을 승인하고 이를 의회에 통보했다. 미 국무부가 승인한 무기는 록히드마틴사의 트럭 기반 로켓 발사대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11기, 보잉사의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슬램이알(SLAM-ER) 135기,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사의 전투기용 외부 센서 3기 등이다.
미 의회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공화당·민주당 할 것 없이 반중 정서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