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네이버, 6000억원 주식 맞교환…“물류·콘텐츠 동맹”

입력 2020-10-26 17:21
한성숙(왼쪽) 네이버 대표와 최은석 CJ주식회사 경영전략 총괄이 26일 네이버-CJ 사업자 합의서 체결식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국내 최대 IT(정보기술) 플랫폼 네이버와 물류·콘텐츠 강자인 CJ그룹이 6000억원 규모의 주식 맞교환을 통해 물류·콘텐츠 동맹 계약을 체결했다. CJ는 네이버 쇼핑의 배송을 맡아주고, CJ의 한류 콘텐츠는 네이버TV를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계기가 마련됐다.

네이버는 CJ 그룹 계열사인 CJ ENM, 스튜디오 드래곤과 각각 1500억원, CJ대한통운과 3000억원의 상호 지분을 교환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CJ ENM과 CJ대한통운이 네이버와 같은 금액의 자사주를 서로 매각하는 방식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유상증자를 통해 네이버와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을 취한다. 콘텐츠 사업과 이커머스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다.

물류 1위인 CJ대한통운은 쇼핑 사업을 키우고 있는 네이버의 커머스 역량을 대폭 확대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결제가 이뤄진 온라인 쇼핑 서비스로, 막강한 플랫폼을 가진 네이버 쇼핑에 물류 경쟁력까지 더해진다. 자체 물류센터에서 발 빠른 배송을 선보이고 있는 이커머스 업체들과 본격 경쟁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기존 스마트스토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시범 추진하던 풀필먼트(주문부터 배송·보관·재고관리·교환 및 환불 등 전 과정 관리) 사업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물류 인프라 공동 투자에도 나선다. CJ대한통운으로서도 36만여개에 이르는 네이버 입점사를 고정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 사업 운영이 가능해진다.

스마트 물류 관련 기술개발에도 협력을 강화한다. 양사는 “수요 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의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한층 정교화해 스마트 물류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콘텐츠 부문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추진된다.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이 보유한 한류 콘텐츠를 네이버TV 등 플랫폼을 통해 일본, 동남아 등 주요 시장에 보급하면서 글로벌 콘텐츠 시장 공략을 강화할 수 있다. 또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웹툰·웹소설의 지식재산권(IP)을 공유해 CJ 측이 역량을 보유한 드라마·영화·애니메이션 제작에도 나설 수 있다. 양측은 공동 콘텐츠 투자 펀드 조성을 포함해 3년간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CJ ENM이 운영하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과 네이버의 협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티빙과 네이버 멤버십 간 결합상품 출시를 통해 가입자 확대를 꾀한다. 네이버가 티빙의 지분 투자에도 참여해 국내 대표 OTT 서비스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CJ 관계자는 “네이버와 협력을 통해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에 맞설 수 있는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