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평균 확진자 증가세… 확진자 33% 병원·요양시설 발생

입력 2020-10-26 16:46
코로나19 확진자 다수 발생한 경기 광주 재활병원.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신규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지난 한 주간 발생한 확진자 3명 중 1명은 병원·요양시설에서 발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전일 대비 119명 늘어 총 확진자 수가 2만595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61명)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최근 1주간 일일 평균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약 75명으로 전주보다 약 13명 증가했다.

코로나19에 취약한 병원·요양시설, 가족·지인모임 등에서 새로운 집단감염이 잇따른 탓이다. 특히 병원·요양시설은 한 공간에 수십명이 생활하기 때문에 한 번 감염이 발생하면 그 규모가 크다. 최근 1주간 병원·요양시설에서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221명으로 전체의 33.1%를 차지했다.

경남 창원시에서는 지난 18일 가족 13명이 모인 자리에서 감염이 전파돼 총 10명이 확진됐다. 가족 중 4명은 경기도에서 창원에 내려와 사흘간 머물렀는데, 이 기간에 한 명에게서 증상이 발생해 전파가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여주시의 장애인복지시설(라파엘의집)에서는 지난 21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27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입소자 20명, 직원 7명, 방문자 1명이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이 시설의 입소자, 직원, 방문객 등을 합해 노출자는 총 230명으로 파악했다”며 “추가 감염자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지표환자는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였다. 방역 당국은 시설 출입이 자유로운 직원, 방문객으로 인해 내부로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 번 시설 내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유입된 경우에는 시설 내의 전파의 위험은 굉장히 크다”며 “(시설의) 장기 입소·입원자가 많은 경우 외부에 거의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입소자보다는 종사자들이 출퇴근하면서 전파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병원·요양시설 내의 감염 자체도 문제지만 계속 감염이 퍼지면 사회복지서비스 전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사회복지서비스가 필요한 분들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이중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방역 당국은 감염이 발생한 요양병원·시설에 대한 역학조사 중에 방역관리자를 지정하지 않거나 종사자 중 발열 등 증상이 발생하는지에 대한 감시가 소홀한 경우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