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이수혁 주미국대사가 ‘한·미동맹은 선택’이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일부 표현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 필요한 부분에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26일 밝혔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대사의 발언이 외교부의 대미 외교 방침에 부합하느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에 “모종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사는 지난 12일 국감에서 “한국이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70년간 미국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며 한·미동맹 가치를 낮추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주재국 대사로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미 국무부는 “한·미는 동맹이자 친구로서 지속적으로 함께하고 있다”며 이 대사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반박했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방한이 무산되는 등 미국이 한국을 패싱한다는 지적에 강 장관은 “패싱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미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표현은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자신의 방미 일정과 관련해선 “조만간 날짜가 확정될 것”이라며 미 대선 전에는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다.
한편 미 정부는 지난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25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한 것에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2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북한은 1950년 6월25일 마오쩌둥(전 중국 국가주석)의 지원으로 남한을 침공했다”며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미·중 간 갈등이 첨예한 와중에 북한의 남침을 도운 중국이 6·25전쟁을 정당화하는 것에 미국이 제동을 건 것”이라며 “동맹인 우리 정부를 지원하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이 6·25전쟁 관련 연설을 한 당일 침묵했던 외교부는 ‘중국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나오자 다음 날인 24일 밤이 돼서야 별도 입장을 통해 “시 주석의 발언이 역사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영선 손재호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