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문화 넓히고 동네서점도 돕고” … ‘책값 돌려주기’ 확산

입력 2020-10-26 14:38 수정 2020-10-26 14:39
남원시립도서관에서 한 시민이 지역서점에서 구입한 뒤 다 읽은 책을 도서관측에 반납하고 있다. 남원시 제공.

“동네 서점에서 새 책을 사서 읽고 도서관에 기증하면 책값을 돌려드립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들의 독서 문화를 넓히고 지역서점을 돕기 위해 ‘책값 돌려주기 사업’을 잇따라 펴고 있다. 주민 반응이 좋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커 다른 지역에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 남원시는 두 달간의 시범기간을 거쳐 책값 돌려주기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시민이 지역서점에서 새 책을 사 읽은 뒤 한 달 안에 시립도서관이나 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영수증과 함께 제출하면 구매 대금을 사실상 전액 되돌려주는 것이다.

지원 한도는 1인당 월 최대 2권, 4만원이다. 책값은 현금 대신 남원사랑상품권으로 준다. 수험서나 만화책, 2016년 이전에 발간된 책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제출된 책은 지역의 작은 도서관에 나눠주고 있다.

앞서 남원시가 지난 6∼7월 이 사업을 시범 운영한 결과, 시민 377명이 643권의 책을 공공도서관에 기증하고 상품권 745만 4000원 어치를 받아 갔다.

이환주 시장은 “이 사업을 통해 시민들의 독서 기회가 향상되길 바라고 대형 혹은 온라인 서점에 밀려 쇠퇴해 가는 지역 서점도 살리는데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역 지자체 가운데서는 울산시가 지난 5월 처음으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울산시는 지역 서점에서 구매한 책을 4주일 안에 읽고 울산도서관에 내면 구매 금액 전액을 돌려주고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인 울산 페이로 사야 하고 환불도 울산 페이로 해주고 있다.

대상 도서는 2019년 이후 출간된 것으로 1인당 한 달에 2권, 권당 2만 원이 한도다. 도서관에 돌려준 책은 지역 작은 도서관 등에 배포되고 있다.

전북 군산시는 ‘희망 도서 바로 대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민이 시 홈페이지를 통해 읽기 원하는 책을 신청한 뒤 가까운 책방에서 받아갈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이후 2주 안에 서점에 책을 반납하면 군산시가 이를 구입해, 18개 도서관에 나눠주고 있다. 한 사람이 한 달에 5권까지 신청할 수 있다.

지난 해 3월 시작한 이 서비스에 20개월동안 1만 6669명이 참여, 2만 5400여권을 신청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군산시는 이 사업에 지난 해 1억5000만원을 쓴 뒤 올해 예산을 2억 5000만원으로 늘렸다.

전주·울산=김용권 조원일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