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 킹’ 이동국(41)이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이동국은 26일 인스타그램에 “아쉬움과 고마움이 함께 했던 올 시즌을 끝으로 제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았던 그라운드를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K리그 현역 최고령 선수인 이동국은 1998년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첫 무대를 밟았다. 데뷔 시즌 정규리그 11골 2도움으로 신인상을 받은 그는 청소년대표를 거쳐 올림픽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로 성장했다.
2001년 독일 분데스리가 SV 베르더브레멘으로 임대 이적한 이동국은 6개월 만에 국내 무대로 유턴했지만, 골잡이로서의 면모는 여전했다. 포항에서 뛰던 이동국은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와 계약하며 유럽진출의 꿈을 다시 한번 이뤘다.
독일 무대만큼 주전 경쟁은 쉽지 않았다. 두 시즌을 치르며 정규리그 19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잇따른 ‘골대 불운’이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이동국은 FA컵(4경기)과 리그컵(2경기)에서 2골을 터뜨리며 자존심을 살렸다. 운만 따랐다면 영국 무대에서 이동국을 더 오래 볼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큰 시즌이었다.
K리그로 돌아온 이동국은 2009년 전북 현대에서 제2의 전성기를 꽃피웠다. 11시즌 동안 7번이나 전북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에는 K리그 최초로 300 공격 포인트(223골 77도움)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동국은 올 시즌 4골을 포함해 현재까지 K리그 통산 547경기 228득점 77도움을 기록 중이다. 국가대표로서도 A매치 105경기에서 33골을 넣었다.
이동국은 “은퇴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정이다. 2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그라운드 안팎에서 수많은 분의 격려와 사랑으로 응원해주신 모든 분에게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5남매 다둥이 아빠 이동국의 선수 생활은 끝났지만, 축구인으로서의 여정은 계속된다. 그는 지난 6월 AFC(아시아축구연맹) A급 지도자 과정을 이수해 제2의 삶을 착실히 준비 중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