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장기휴장 여파… 폐광지역 곳간 텅텅

입력 2020-10-26 13:21
강원랜드 본사 전경. 강원랜드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강원랜드 휴장이 길어지면서 강원도 폐광지역이 내년 예산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강원도 정선과 삼척, 영월, 태백 등 폐광지역 4개 시‧군에 따르면 강원랜드는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월 23일부터 지난 11일까지 8개월가량 재개장과 휴장을 2차례 반복해오다 지난 12일 재개장했다. 카지노 출입 인원은 1200명으로 제한해 운영하고 있다.

강원랜드 휴장이 길어지면서 손실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지난해 연 매출을 기준으로 강원랜드 카지노의 1일 평균 매출은 36억7700만원이다. 휴장 기간이 199일인 것을 고려하면 매출은 7317억2300만원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랜드가 적자로 전환되면서 폐광지역의 각종 기금과 세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폐광지역 시‧군 가운데 정선군의 재정압박이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정선군은 자체수입 990억원 중 강원랜드와 관련한 세입이 536억원으로 강원랜드 의존도가 매우 높다.

올해 강원랜드가 정선군에 납부한 규모는 지방소득세 140억원, 주식배당금 96억6300만원, 폐광기금 226억6200만원, 상하수도 사용료 18억4400만원 등 481억6900만원이다. 그러나 2021년 강원랜드 관련 세입액은 지방소득세 37억원, 상하수도 사용료 15억원 등 52억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사정은 다른 폐광지역도 마찬가지다. 강원랜드 적자 전환으로 폐광기금은 아예 기대조차 할 수 없다. 지난해 폐광지역에 지급된 기금은 1452억원에 달한다. 폐광기금은 강원랜드 법인세 차감 전 당기순이익의 25%를 기금으로 떼어 강원도를 비롯해 전남 화순, 충남 보령, 경북 문경 등 폐광지역 7개 시·군에 기준율에 따라 배분한다. 폐광기금은 폐광지역 기반시설 조성과 대체산업, 교육문화, 관광진흥, 후생복지 등에 쓰인다. 게다가 연간 20억~25억원에 달하던 주식배당금이 사라지면 폐광지역의 재정 압박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폐광지역 시·군은 신규 투자사업을 줄이는 등 세출 구조조정을 통한 재정 위기 극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한 신규사업 추진은 물론 기존에 추진하던 각종 계속사업의 마무리와 국도비 매칭에 필요한 군비 부담금 확보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강원랜드 장기 휴장에 따른 세입 감소로 지방재정에 큰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정부의 특별 재정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정선=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