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무료접종 재개…오늘부터 만62세 이상

입력 2020-10-26 10:30 수정 2020-10-26 10:42

만 62세부터 69세를 대상으로 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 접종이 오늘부터 시작된다. 지난주 70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무료 접종이 이뤄지면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잇따라 발생했다. 정부는 그러나 고령층에 집중된 접종 후 사망과 백신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접종을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백신에 문제가 없더라도 접종 자체는 몸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만큼 고령층의 경우 특히 건강 상태가 좋을 때 접종할 것을 당부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전문가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예방접종을 지속하기로 했다”면서 “건강 상태가 좋은 날 접종하고 접종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등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주의사항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만 62~69세를 위한 무료 접종이 이뤄진다. 지난달 25일 만 12세 이하와 임신부, 이달 13일 만 13~18세, 19일 만 70세 이상에 이어 독감백신 무료 접종의 마지막 연령대다.

고령층 무료 접종이 시작된 이후 잇따른 접종 후 사망 사례는 지난 24일 기준 48명에 달했지만 방역 당국은 백신과 사망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부검 등 조사가 완료된 20명의 경우 사망 사유가 백신과 무관하다는 점이 확인됐고, 나머지는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관련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해 독감백신 접종 후 7일 이내 사망한 만 65세 이상 노인 접종자는 1500여명”이라며 “올해는 독감백신에 대한 많은 이슈가 있었고, 불안감이 있어 신고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 접종을 미루는 것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백신은 수많은 생명을 확실하게 살릴 수 있는 과학적, 역사적으로 검증된 수단”이라며 “특히 계절 독감은 국내에서만 매년 3000여명이 사망하는 위험한 감염병으로 백신 접종은 부작용에 비해 이익이 훨씬 크다”고 강조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