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항공이 항공기에 탑승한 여성 승객들을 상대로 ‘산모를 찾겠다’며 불시에 신체검사를 시행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카타르항공은 지난 2일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서 시드니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는 여성 승객들에게 신체검사를 받도록 했다.
이는 공항 내 화장실에서 신생아가 발견되면서 산모를 찾으려는 조치였다. 공항 직원이 발견한 남아는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공항 의료진에 의해 임시 보호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승객들은 당시 어떤 이유도 설명받지 못하고 활주로에 있던 구급차로 이동해 신체검사를 받았다. 구급차 안에서 여성들은 속옷을 아래로 벗은 뒤 출산 여부를 검사받았다.
검사를 받은 호주 여성 중 1명이었던 볼프강 바벡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많은 여성, 아마도 모두가 화가 났을 것이다. 여성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검사를 받았다. 속옷을 아래로 내리고 출산 여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여성 1명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믿을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호주 외교통상부는 “여성들에 대한 대우는 불쾌하고, 대단히 부적절하다. 그들이 상황에 대한 이해에 근거해 자유롭게 동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호주 정부는 여성 승객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대우에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며 카타르 당국의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하마드 국제공항 대변인은 입장문을 통해 “의료진이 막 출산한 산모의 건강에 우려를 나타냈으며, 출국 전 산모의 위치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또 “신생아가 발견된 장소 부근에 접근했던 사람들에게 질의에 협조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덧붙였다.
카타르항공 대변인은 “당국, 관계자와 함께 이 문제를 조사할 것이다”고 밝혔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