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시대’… 이부진·이서현 자매 계열분리될까

입력 2020-10-26 05:14 수정 2020-10-26 09:31
2010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 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CES2010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삼성 제공

이건희 회장이 25일 별세하면서 삼성그룹 3세들의 계열분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이 회장 등 2세 시대에도 CJ그룹, 신세계그룹이 계열분리하며 독립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과 생명 등 주력 계열사를 상속해 경영할 것으로 보인다.

두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와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일부 계열사를 물려받아 독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부진 대표는 호텔신라에 꾸준히 애정을 보여 왔으며,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과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다만 지분 구조상 계열분리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호텔신라의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10.1%)을 제외하면 삼성생명(7.43%), 삼성전자(5.11%) 등이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17.48%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이부진·서현 자매가 지분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계열사 지분 교환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3일 기준 삼성생명(20.76%)과 삼성전자(4.18%), 삼성물산(2.86%) 등 계열사 지분을 다량 보유해 지분 가치만 18조2250억원에 달한다.

이부진·서현 자매의 경우 삼성물산 지분 5.6%, 삼성SDS 3.9%씩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서현 이사장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이 이사장은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을 맡아오다 2018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바 있다.

결국 이재용 부회장에게 삼성전자 등의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도록 몰아주고, 호텔신라를 비롯한 다른 계열사를 이부진 대표와 이서현 이사장에게 맡기는 식으로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건희 회장의 지분 상속 과정에서 두 딸의 몫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주의 지분가액은 18조2271억원(23일 기준)이다.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4.18%), 삼성물산 542만5733주(2.86%), 삼성전자우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등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