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연기된 ‘아비, 방연’ 5년만 재공연

입력 2020-10-25 16:44 수정 2020-10-25 16:45
국립창극단 ‘아비. 방연’ 포스터. 국립극장 제공

국립극장 국립창극단이 창극 ‘아비, 방연’을 30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 올린다.

‘아비, 방연’은 2015년 초연 당시 대중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을 받은 국립극장 레퍼토리다. 지난 3월 5년 만의 재공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었으나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으로 공연을 선보이게 됐다.

‘아비, 방연’은 조선 초기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할 당시 강원도 영월로 귀양 가는 단종을 호송하고 유배 중이던 단종에게 사약을 내리는 임무를 맡았던 실존 인물 ‘왕방연’을 소재로 한다. 역사적으로 중요하지만 ‘숙종실록’에 한 차례 이름이 등장할 뿐 다른 역사서에는 그 어떤 기록도 남아 있지 않은 의문의 인물이기도 하다.

한아름 작가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의금부도사 왕방연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극에는 평생 강직하게 살아왔지만 피할 수 없는 역사의 파도 속에서 자식을 위해 신념을 꺾은 아버지 방연의 고뇌와 슬픔이 이어진다. 위인전이 아닌 평범한 인물의 삶을 깊게 조명하는 방식으로 극은 감동을 끌어올린다.

2015년 초연 당시 호평을 받은 제작진이 다시 뭉쳤다. 한아름은 극의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초연 당시 대사로 표현됐던 부분 일부를 노랫말로 수정하고 언어를 보다 정교하게 다듬었다. 작·편곡과 음악감독을 맡은 작곡가 황호준은 추가된 노래 가사를 위한 음악을 새롭게 쓰고 변경된 캐스팅에 맞춰 음악 전반을 새로 편곡했다.

기악 편성도 변화를 줬다. 거문고와 여러 목관악기가 쓰였던 초연의 편성에 대금과 아쟁을 더해 전통 색채를 강화했다. 조명과 영상도 새로 디자인했다. 서재형 연출가는 “홀로 딸아이를 키워 온 방연의 삶이 누군가의 자식이자 부모인 관객과 공명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