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라도…” 트럭 매달려 먹이 구걸하는 북극곰들 [영상]

입력 2020-10-24 01:01
유튜브 채널 Andrey Post 영상 캡처

멸종 위기에 처한 북극곰이 쓰레기 차 주변을 맴돌며 음식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현지 방송인 렌테베(REN TV)는 북극곰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쓰레기 차에 바짝 매달린 영상과 함께 “북극곰 가족이 지나가는 차를 수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은 현지 언론과 SNS에서 회자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Andrey Post 영상 캡처

영상은 반대편 도로에서 차량을 몰던 운전자가 촬영했다. 그는 고장이 나 도로에 정차해있던 쓰러기 트럭 주변에 북극곰 무리가 몰려있는 모습을 보고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 속 북극곰 무리는 쓰레기 트럭 주변을 맴돌다가 트럭에 올라타 무언가를 애타게 찾는 모습이다. 그 중 한 마리는 트럭 앞을 가로막고 일어나 운전자를 쳐다보거나, 운전석 창가 쪽에 얼굴을 들이밀면서 트럭 안을 관찰하기도 한다.

이 영상은 누가, 어디에서 촬영했는지 정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지난 20일 시베리아 타임스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럭 번호판을 고려해 봤을 때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주 근처에서 촬영됐을 가능성이 크다.


영상 촬영자는 낯선 이에 대한 경계 없이 트럭 주변을 맴돌며 음식을 찾는 북극곰을 신기해하면서도 “북극곰이 얼마나 배고팠으면 그랬겠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 7월 미국과 캐나다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북극곰의 주요 활동무대인 바다 얼음이 지금의 속도로 계속 줄어들 경우 2100년에는 북극곰이 거의 멸종될 가능성이 크다. 먹이 부족에 시달린 북극곰의 개체 수가 계속 감소해서다.

지구온난화로 바다 얼음이 계속 녹자 삶의 터전을 잃은 북극곰들은 이제 먹이를 구하기 위해 얼음이 있는 바다로 이동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이 사는 거주지 인근 쓰레기장을 뒤지며 인간들이 먹고 버린 음식물과 쓰레기를 섭취한다.

인스타그램 'wikstrom_photography'

지난 달에는 스웨덴에서 검은색 비닐을 먹이인 줄 알고 서로 먹겠다고 싸우는 북극곰 형제의 모습이 포착돼기도 했다. 지난 2018년에도 영국 출신의 사진가 케빈 모건이 같은 지역에서 북극곰이 비닐을 먹는 모습을 발견했다. 당시 그는 사진을 공개하며 “북극곰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긴 했지만 그들이 쓰레기와 함께 있는 모습은 씁쓸했다”고 전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가슴이 아프다” “인간으로 인해 고통받는 동물들” “너무 슬프고 미안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