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밀의 숲’ 대화 일부, 공수처의 필요성”이라는 글과 함께 드라마의 한 장면을 올렸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감찰 무마 의혹’ 재판에 출석했다. 재판에 임하는 자신의 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 전 장관이 공유한 드라마 장면에는 “썩은 덴 도려낼 수 있죠. 그렇지만 아무리 도려내도 그 자리가 또다시 썩어가는 걸 전 8년을 매일같이 묵도해왔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왼손에 쥔 칼로 제 오른팔을 자를 집단은 없으니까요. 기대하던 사람들만 다치죠”라는 대사가 담겼다.
조 전 장관이 자신의 재판 날이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국감 다음날 해당 게시물을 올린 것은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윤 총장은 전날 대검찰청 국감에서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 박탈 등을 강하게 비판하며 검찰의 중립성 유지를 강조했다. 조 장관이 윤 총장의 주장을 지적하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이날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 전 장관의 공판을 열었다. 조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증인 신문도 진행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를 확인하고도 이에 대한 감찰을 부당하게 중단시킨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앞선 재판에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조 전 장관은 “오늘은 두 동료 비서관의 피고인신문이 있는 날”이라며 재판장에 들어섰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