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23일 새벽 까지 계속된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거취에 대한 생각을 공개 석상에서는 처음으로 밝혔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 총장에게 “언론에 대통령 후보로 여론조사가 되고 있다. 임기를 마치고 정치를 하려는 마음이 있느냐”고 물었다. 윤 총장은 “지금 제 직무만으로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거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적절하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저도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다.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방법은 천천히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다시 “그런 방법에 정치도 있느냐”고 물었다. 윤 총장은 “그것은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총장님이 아니라고는 안하시는데 정치를 하시려나 보다”라며 “오늘 보니 국민의힘 의원들과 참 호흡이 잘 맞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국민의힘은 아직 국정농단에 반성을 안 한 분들이다. 저분들과 호흡이 잘 맞는다는 건 안 좋은 신호”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의 말에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윤 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해 “솔직히 검찰 조직에 불리한 선택을 했구나 후회할 때도 있었다”고 소회를 털어놨다. 조 전 장관 수사에 검찰 개혁 저지 등의 목적은 없었다는 취지다. 윤 총장은 “검찰 개혁 저지 등의 목적이 있었다면 오히려 수사를 안 했어야 했다”며 “차라리 수사를 안 하고 검찰에 유리한 대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 국정감사는 22일 오전 10시 시작돼 23일 오전 1시 종료됐다. 윤 총장은 국감이 자정을 넘겨 진행되자 목소리가 갈라지고 얼굴이 붉게 상기되는 등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12시가 넘어 총장님과 간부들께서 많이 지치실 것 같다”며 “이렇게 늦게까지 감사받는 경험을 바탕으로 검찰에서 심야조사를 자제하길 당부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