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례가 최근 1주일 간 크게 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23일 전문가 대책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와 예방접종 전문위원회를 영상 회의 방식으로 연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독감 예방접종 현황을 점검하고 독감 접종과 사망 원인과 관련성, 국가 백신접종 사업 유지 여부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정부의 대응 방침도 결정될 전망이다.
각 지방자치단체 등의 발표에 따르면 독감 백신 접종 뒤 사망한 사람은 16일 이후 현재까지 29명으로 늘어났다. 질병청의 통계에선 지난 22일 오후 4시 기준으로 백신 접종 뒤 사망한 사람이 25명이다.
사망자 연령대는 60세 미만이 3명, 60대 1명, 70대 12명, 80세 이상 9명이다. 60세 이상이 22명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지역별 사망자 신고 현황을 보면 경북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전북·전남·경남 각 3명, 인천·대구 각 2명, 대전·경기·강원·충남·제주 각 1명 등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사망이 독감 예방 백신과 어떤 연광성이 있고,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날 질병청이 공개한 사망자 명단에서는 제조번호(로트번호)가 같은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례도 2건 보고되면서 백신과의 연관성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로트번호가 같은 백신은 같은 공장에서 같은 날 생산한 제품을 뜻한다.
사망자 명단에서 11번 사망자와 22번 사망자는 ‘스카이셀플루4가’(로트번호 : Q022048) 백신을 접종했다. 해당 백신은 전날 0시 기준 전국 의료기관에서 이미 7만4351명에게 접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13번 사망자와 15번 사망자도 로트번호가 같은 ‘스카이셀플루4가’(Q022049) 백신을 맞았다. 이 백신의 접종 건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방역당국은 제조번호가 같은 독감 백신을 맞고 사망한 사람들이 나올 경우 해당 백신 접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특정 백신의 사용 중단 여부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질병청은 이날 전문가 회의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