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2020!…“트럼프 트위터 비번입니다”

입력 2020-10-23 09:4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 비밀번호를 어림짐작으로 맞혀 해킹에 성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네덜란드의 한 보안전문가가 그 주인공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네덜란드 신문 ‘데 볼크스크란트를’ 인용해 8700만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이 계정을 뚫은 네덜란드 남성은 패스워드가 “maga2020!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MAGA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약자다.

남성은 네덜란드 보안 전문가인 빅토르 게버스다. 그는 데 볼크스크란트와 인터뷰에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우연찮게 접속했다고 했다. 특별한 해킹 전용 프로그램 없이 단순 추측으로 패스워드를 입력해나갔고, 5번째 시도 만에 ‘maga2020!’으로 접속을 시도하니 계정에 들어가졌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TV토론이 열리는 테네시주 내슈빌로 떠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게버스는 “4번째 실패 후에는 접속이 아예 차단되거나 추가정보 제공을 요청받을 줄 알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인증(추가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절차) 같은 기본적 보안 조처조차 사용하지 않는 듯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계정이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캠프, 가족,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백악관, 트위터 본사에 알렸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게버스는 바로 다음 날 계정에 2차 인증 보안 절차가 추가됐고, 이틀 뒤에는 대통령 경호를 책임지는 비밀경호국(SS)으로부터 보안 문제를 알려줘서 고맙다는 연락이 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트위터는 이러한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트위터는 “연방정부기관 등 미국에서 선거와 연관된 몇몇 계정들을 특별히 지정해 보안 조처를 적극적으로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게버스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에 접속했다고 주장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2016년에도 단순 추측으로 계정 해킹에 성공했고, 당시 패스워드는 “yourefired”(당신은 해고야)였다. 이 문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진행한 리얼리티 TV쇼 ‘어프렌티스’에서 유행시킨 말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