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결승 코 앞 여유로운 미소 짓는 전북과 그를 넘으려는 울산

입력 2020-10-22 16:25 수정 2020-10-22 16:45
프로축구 K리그1 우승 후보인 울산 현대-전북 현대 감독과 선수가 22일 오후 화상 미디어데이를 하고 있다. 화상회의는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 모인 진행자와 미디어 관계자가 질문하면, 각 구단의 클럽하우스에 있는 감독과 선수들이 온라인을 통해 실시간으로 답변하는 방식이다. 왼쪽부터 울산 김도훈 감독과 김태환 선수, 전북 손준호 선수와 조제 모라이스 감독. 연합뉴스

‘사실상’ 결승을 앞두고 K리그 최강자 두 팀이 화상으로 만났다. 리그 1위를 달리며 15년만의 우승을 꿈꾸는 울산 현대는 승리에 목말라 있었고, 득점차로 2위에 서 있는 전북 현대는 리그 4연패 도전에 여유롭게 웃었다.

울산과 전북이 2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화상 미디어데이에서 오는 25일 오후 4시 30분 울산 문수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에서 맞붙기 전 투지를 다졌다.

1위를 지키고 있는 울산은 우승에 더 목말라 있다. 지난해 전북에 역전 우승을 허용하고 이번 해 전부게 2전 전패를 했기 때문이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전북을 이겨야 진정한 우승’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김 감독은 지난 경기 선수 퇴장으로 인한 경기를 치르고 패배한 포항전에도 선수들에게 주의를 시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그 전에 대해선 잊어버리고 전북 전에 집중해야 한다”며 “선수들의 의욕이다. 우리는 반칙을 하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다해야 한다”며 “변수를 조심한다고 하면 공격이 무뎌지는 위험도 있다”고 강조했다.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미디어데이 내내 웃음으로 화답하면서 ‘승자’의 여유를 뽐냈다. 파이널 라운드 미디어데이 때 김 감독에게 ‘행운을 빈다’고 한 모라이스 감독은 “그때와 똑같이 행운을 빈다”며 미소지었다. 그러면서도 ”경기 결과로 행운을 비는 게 아니라 김 감독의 삶에서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 현대는 어떤 팀을 만나도 이겨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울산이라서 이기는 게 아니라 모든 경기에서 이긴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며 울산의 경쟁을 의식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그러면서도 “김태환 선수의 투쟁력과 정신력이 높으므로 너무 잘해서 이번 경기에서 안 뛰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울산 에이스 김태환은 웃음으로 화답하면서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옆에 있는 손준호 선수도 고개를 끄덕여 기분이 좋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전북과 저희 구성원이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이뤄져 있는데, 선수 간 1대1 싸움에서 진다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전북 에이스 손준호는 “냉정함을 유지하고 전북다움을 보여주는 게 정말 중요한 경기”라고 말했다.

울산은 16승 6무 3패로, 전북은 17승 3무 5패로 둘 다 승점 54점을 쌓았다. 울산이 정규 리그에서 51골을 쏟아 넣으며 전북을 8개 앞서 1위를 지키고 있다. 각 팀이 두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 이번 경기에서 진 팀은 승점 3점 차를 넘어서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실상 결승인 셈이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