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아랍인 꺼져라’…佛, 백인이 무슬림에 칼부림

입력 2020-10-22 16:18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소르본 대학에서 거행된 '참수 교사' 사뮈엘 파티의 국가 추도식에서 고인의 관이 운구되고 있다. 중학교 역사 교사인 파티는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수업하면서 이슬람교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가 지난 16일 길거리에서 참수당했다. 연합AFP

프랑스의 상징인 톨레랑스(Tolerance·관용) 정신이 위기다. 10대 무슬림 청년이 교사를 참수한 데 이어 이번에는 20대 백인 여성이 무슬림 여성에게 칼부림한 사건이 일어났다.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21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20대 백인 여성 2명이 40대 무슬림 여성을 ‘더러운 아랍인’이라고 부르며 칼부림을 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18일 오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주변 마르스 광장에서 일어났다. 당시 그곳에서 산책을 하고 있던 알제리 출신 무슬림인 아멜과 켄자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개를 발견했다. 당시 이들은 친척 4명을 포함 7명이 함께 있었다.

당시 사건 현장 데일리메일 캡처

이들은 반려견과 함께 있던 두 여성에게 “아이들이 두려워한다. 가능하다면 개를 잘 잡고 있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무슬림은 개를 불결하게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여성들은 요청을 거부했고 둘 중 한 사람이 칼을 꺼내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머리와 몸 곳곳을 찔렀다. 6번 이상 칼에 찔린 켄자는 폐에 구멍도 난 것으로 전해졌다. 아멜 역시 한 쪽 손에 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당시 공격을 했던 사람들이 “더러운 아랍인들” “네 나라로 돌아가라” 등의 말을 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들은 인근의 상점 직원 2명이 나와서 가해자들을 제압한 덕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교사 참수 테러'에 분노한 프랑스 시민들 AFP연합

다만 프랑스 검찰은 살인 미수 혐의를 받는다면서도 이번 공격을 ‘증오 범죄’로 분류하기에는 아직 수사 초기라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16일 파리 근교에서 체첸 출신의 10대 청소년이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으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수업을 진행한 교사 사뮈엘 파티를 참수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이슬람에 대한 공포심과 분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부 역시 이슬람 단체를 규제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에는 현재 500만명이 넘는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