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하게 아침밥을 먹고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매일 새벽 아이들에게 배달되는 따뜻한 도시락이 있습니다. 전주시에서 운영하는 ‘엄마의 밥상’입니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교 급식마저 중단된 상황. ‘엄마의 밥상’ 도시락은 어느 때보다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이 도시락은 아버지 혹은 부모 없이 할머니와 생활하거나 장애인 부모와 지내고 있어 아침밥을 거르는 18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에게 배달됩니다. 아이들이 아침밥을 굶지 않고,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전북 전주시가 2014년 10월 20일 시작한 이 사업은 20일로 딱 6주년을 맞았습니다.
‘밥 굶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어야 한다’는 목표로 시작된 이 도시락은 반찬 3종류와 국·밥을 담아 매일 오전 7시30분 각 가정을 찾아갑니다. 요구르트·샐러드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간식이 곁들여지고, 생일과 명절에는 케이크와 선물도 사랑을 담아 함께 전달됩니다.
이 도시락을 받는 사람은 처음엔 180명이었지만 지금은 300여명으로 늘었습니다. 동네 ‘마당발’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동네 구석구석을 수소문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찾아다닌 덕분입니다. 매일 동네를 드나드는 우체부, 요구르트 배달원 등이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가정의 아이들까지 찾아내면서 밥 굶는 아이는 그만큼 줄었습니다.
시민과 기업, 단체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뭉쳤습니다.
시 예산이 1인당 4000원가량에 불과해 치솟는 음식 재료비와 300여개의 도시락을 곳곳에 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전해 듣고 각계에서 정성을 보태고 있습니다. 20일 기준으로 누적 후원금은 7억8000만원이나 됩니다.
‘엄마의 밥상’에는 매월 빠짐없이 1만원에서 20만원까지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개인 후원자도 10여명이나 있습니다. 전주의 유명 콩나물국밥집인 ‘삼백집’도 2014년부터 매년 성금을 보내고 있습니다. 휴비스는 2015년부터 매년 ‘엄마의 밥상’과 아동 도서 지원 사업인 ‘지혜의 반찬’에 각각 1000만원씩을 후원하는 등 지난 5년간 총 1억원을 기탁했습니다.
성금뿐 아니라 빵·쿠키·과일 등 간식부터 한우·우족탕·김치 등 다양한 먹을거리 기부도 쇄도했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아침밥을 지역 공동체가 함께 차리고 있던 셈입니다.
아이들은 따뜻한 한 끼에 감사함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매일 아침 따뜻한 도시락을 맛있게 먹는 아이들이 종종 감사의 편지를 보내온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매년 설문조사를 통해 도시락의 질을 개선하고, 아침밥을 굶는 아이가 단 한 명도 없을 때까지 이 사업을 지속하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엄마의 밥상’은 지난 2015년 전주시민들이 선택한 ‘전주시 최고 정책’으로 꼽혔고, 제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에 우수정책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2016년에는 취약계층의 아침 걱정 해결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감사원장 표창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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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현 인턴기자
[아직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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