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례가 21일 9명까지 늘어났다. 보건당국은 사망자 중 2명의 경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상반응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독감 접종 후) 사망사례로 신고된 건수는 20일까지 4건이 보고 되었고 21일 추가로 5건이 추가로 신고됐다”며 “보고된 사망 사례 9건 중 7건에 대해서 역학조사와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 등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망 2건에 대해서는 유족께서 이상반응으로 판단하지 않고 다른 원인으로 사망하신 것으로 판단하겠다는 그런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브리핑에 앞서 이날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를 열고 오전까지 보고된 사망자 6명에 대한 조사 내용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예방접종과 이상 반응과의 인과관계, 중증 이상 반응 발생 시 백신 재검정 필요성 등을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 청장은 “논의 결과 백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과 사망과의 직접적인 인과성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특정 백신에서 중증 이상 반응 사례가 높게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전체 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다만 사망자 6명 가운데 2건은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 약물 등 원인 물질에 노출된 뒤 수 분 혹은 수 시간 이내에 전신적으로 일어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예방접종으로 인한 중증 이상 반응 중 하나로 꼽힌다.
정 청장은 “사망자 2명은 아나필락시스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며 “나머지 신고 사례에 대해서도 부검 결과와 의무기록 조사 등 추가 조사를 통해 인과관계를 확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속하게 역학조사를 통해 예방접종 인과관계와 원인을 조사하도록 하겠다”며 “아나필락시스 등 중증이상반응 방지를 위해 예방접종을 하실 때는 건강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받아주시고 접종을 대기할 때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예진을 할 때는 의료진에게 아픈 증상이 있거나 평소에 앓고 있는 만성질환은 반드시 의료인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또한, 접종을 한 후에는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15분~30분 정도는 이상반응 여부를 관찰하는 등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주의사항을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