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윤석열에게 했던 그 말 ‘민주적 통제’ 경찰 앞에서 했다

입력 2020-10-21 16:07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경찰을 향해 ‘민주적 통제’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줄 때부터 여러 차례 검찰을 향해 ‘민주적 통제’를 언급한 바 있다. 이날 기념사에서 검찰을 직접 거론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법무부와 갈등하고 있는 검찰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이제 국가 수사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국가수사본부’의 출범을 예정하고 있다”며 “수사 경찰을 행정경찰과 분리하여 수사역량과 정치적 중립성을 더 강화하면서 ‘책임 수사’와 ‘민주적 통제’를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커지는 경찰의 수사 역량을 언급하며 ‘정치적 중립’, ‘민주적 통제’를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권력기관 전반, 특히 검찰을 향한 메시지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주로 검찰을 향해 ‘민주적 통제’를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정말 민주적 통제를 받으면서 국민들을 오히려 주인으로 받드는 검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같은 해 9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으면서 검찰 개혁을 언급하며 “권력기관일수록 더 강한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에 대해 “불가피한 것”이라며 윤 총장과 충돌한 추 장관을 엄호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에 힘을 싣는 발언도 했다. 문 대통령은 “강도 높은 자기혁신이 경찰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고 있다”며 “개혁입법으로 경찰의 오랜 숙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당당한 책임경찰’로서 공정성과 전문성에 기반한 책임 수사 체계를 확립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야당으로부터 ‘재인산성’ 비판을 받은 경찰의 최근 집회 원천 봉쇄에 대해 “코로나 재확산의 우려가 컸던 공휴일 대규모 집회에도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면서 위법한 집단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했다”고 평가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