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성장세 ‘주춤’에도…아시아 충성도는 ‘여전’

입력 2020-10-21 15:17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가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내놨음에도 성장세가 꺾이면서 빛이 바랬다. 코로나19로 인한 ‘집콕’ 특수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 등에서 신규 가입자 수는 꾸준히 늘어 넷플릭스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는 20일(현지시간) 3분기 매출 64억3563만달러(7조3000억원), 순이익 7억8997만달러(약 9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7%, 9.7% 증가한 역대 최고 실적이다.

다만 시장은 신규 유료 가입자 수가 예상보다 적고,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는 데는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3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220만명으로, 시장 전망치인 350만명에 크게 못 미쳤다. 올해 1분기에만 1500만명을 확보했던 것과 비교해봐도 둔화세가 뚜렷하다. 이같은 실적 발표 이후 실망감이 반영되면서 주가도 6% 빠졌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신규 가입자는 글로벌 신규 가입자의 46%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높은 가입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 시장의 매출액도 지난해 동기보다 66% 상승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주주들에게 “아태 지역 가입자가 전체 유료 가입자 증가를 이끈 최대 공신이 됐다”고 밝혔다.

국내 유료 가입자는 지난달 기준 3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결은 넷플릭스가 한국과 콘텐츠 공동 제작 등에 거액을 투자해온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가 2015년 이후 한국에 7억달러(약 7970억원)를 투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현재 한국 창작자들이 참여한 드라마 70여편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전 세계에 방영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봉쇄로 제작이 지연되고 있지만, 내년 선보일 오리지널 콘텐츠는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4분기 신규 가입자를 600만명으로 전망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