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멍이 든 채로 병원에 실려와 숨진 16개월 아기의 부모를 경찰이 20일 아동학대 등 혐의로 입건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아기가 복부에 가해진 외부 충격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이 나오면서 부모의 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A양은 올해 1월 지금의 부모에게 입양됐다. 이후 3차례나 아동 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경찰과 아동보호 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A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결국, A양은 지난 13일 복부와 뇌에 큰 상처를 입은 채 병원에 실려와 사망했다. 당시 A양을 치료한 병원에서도 배에 피가 찬 상황 등을 바탕으로 경찰에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경찰은 이날 아기의 부모를 상대로 폭행 등 학대가 있었는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의 부모는 조사를 마친 뒤 귀가했다. 이들은 “(아기) 복부 충격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학대 혐의 인정하십니까?”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A양의 아버지는 A양의 죽음에 대해 사망 당일 아침 낮은 소파에서 매트가 깔린 바닥에 떨어진 것 외엔 별다른 일이 없었다며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양 부모의 지인과 보육시설 관계자, 과거 A양이 진료받았던 의료기관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과거 학대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 주변인들로부터 부모가 A양을 방치하는 듯한 모습 등을 봤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향후 관련자 조사와 A양의 최종 부검 결과 등을 검토해 학대 여부와 사망과의 관련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은 점검단을 구성해 과거 3차례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규정에 맞게 처리됐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