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무려 49억’ 중고장터 물품사기 조직 ‘일망타진’

입력 2020-10-21 13:53 수정 2020-10-21 14:04

해외에 사무실을 두고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물품 사기를 벌여온 조직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지난 6년간 피해자는 5000명을 넘었고 피해금은 49억원에 달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조직원 40명을 동원해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피해자 5092명을 상대로 49억원을 편취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범죄단체 조직활동죄,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조직원 30명을 검거해 이중 14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21일 밝혔다. 나머지 조직원 10명에 대해서는 인터폴(국제형사기구)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필리핀에 사무실과 범행에 사용할 집기를 마련하고 전문사기조직을 결성한 후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물품을 판다고 속여 피해자 5092명으로부터 49억원을 편취, 대포통장으로 입금받은 수익금을 가상 자산으로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사기조직은 총책인 사장단 3명을 비롯해 판매책 32명, 통장 모집책 4명, 조직원 모집책 1명 등 전체 조직원이 40명에 달했다.

이들은 이용자들이 많은 중고장터에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매물을 올려 피해자들의 환심을 산 뒤 카카오톡으로 위조한 사업자등록증을 보여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입금을 마치면 물품을 보내주지 않은 채 연락을 끊었다.

피해자들이 항의하거나 온라인 상에 피의자들의 범행을 알리면 피해자를 상대로 음식배달 테러, 전화 테러 등의 방법으로 피해를 주고 협박했다.

경찰 수사과정에서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날린 청년, 자녀 대학 합격 선물로 노트북을 구매하려다 물건을 받지 못한 부모 등 여러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

이들이 판매한다고 올린 물품의 금액은 4만5000원에서 3120만원 상당의 상품권까지 다양했다.

범죄 수익금 세탁 과정에는 주부 등이 동원되기도 했다. 이들은 재택근무 방식의 위탁판매 아르바이로 알고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청원 글(‘중고장터 전문 사기조직 ‘그놈’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해주세요’)이 게시되고, 같은 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사기의 재구성-얼굴없는 그놈을 잡아라’)에 방영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제주지방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해 1월부터 약 2년간의 수사 끝에 이번 수사를 마무리했다.

경찰은 상품 대금을 현금 결제로만 유도하는 경우, 고가 제품을 파격적 할인가로 판매한다는 광고에 주의를 당부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