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살면 결혼도 안하고 아이도 안낳는다

입력 2020-10-21 09:22 수정 2020-10-21 11:47

월세 거주자가 결혼할 가능성이 자가 거주자에 비해 65%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월세에 살면 무자녀 가구가 첫째 아이를 낳을 확률도 5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주거 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경연은 한국노동패널의 최신 자료를 활용해 주거 요인과 결혼·출산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자가 거주와 비교할 때 전세로 사는 사람의 결혼 확률은 23.4% 감소했다. 월세 거주의 경우 자가에 비해 65.1%나 낮았다.

한경연은 거주 유형이 자녀가 없는 가구의 첫째 아이 출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세 거주자의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은 자가 거주자보다 28.9% 낮았다. 월세 거주자는 자가 거주자에 비해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55.7%나 낮았다.

주거 유형이 첫째 자녀 출산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지만 한 자녀 가구의 둘째 자녀 출산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가구 근로소득이 증가할수록 둘째 자녀 출산 가능성도 커졌다고 한경연은 분석했다.

한경연은 주거 유형에 따라 결혼과 출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인구감소 완화 측면에서 부동산 문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 부담을 늘리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거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선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