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들의 희생이 잇따르는 가운데 한진이 자사에서 일어난 사망 사건에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한진은 20일 임직원 명의로 사과문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로 택배 물량 급증에 따른 택배기사분들의 업무 과중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물량 제한, 터미널 근무환경 개선 등 근로조건 개선에 최우선의 역점을 두고 적극적으로 실행해 다시는 이같은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속한 시일 내 택배기사분들의 과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 사망 원인 조사에도 적극 협조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성심껏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진택배 대리점에서 일하던 36세 남성 김모씨는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사망 나흘 전 새벽, 동료에게 ‘집에 가면 5시인데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도 못 자고 또 물건정리(분류작업)를 해야 해요. 어제도 (오전) 2시에 집에 도착. 저 너무 힘들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장시간 노동을 호소했다.
당시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는 “고인은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었다. 의문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과로사”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진택배 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고인은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정됐다”며 즉각 부인했다.
이에 대해 김태완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공동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과로사는 예견됐고 구조적인 문제다. 사람이 죽는 것을 일단 멈추기 위해서는 공짜 노동으로 진행되는 ‘분류작업’을 방치하지 말고, 상시인력부터 투입해야 한다”며 “코로나19 국면에서 3배 넘게 뛴 영업이익 가운데 10분의 1 정도만 투자하면 분류작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