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찰이 기습작전을 벌인다며 멀쩡한 문을 두고 철문을 자르고 범죄자들의 지시에 따라 발열체크를 하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영상으로 포착됐다. 일본 네티즌들은 “경찰 콩트 보려고 세금 낸 거냐”며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16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경찰은 테러·게릴라 사건을 반복해온 신좌파 정파인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 전국위원회(이하 중핵파)의 거처를 가택수색했다. 중핵파의 거점 전진사는 도쿄도 에도가와구에 위치해 있다.
이 단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대책으로 지급하고 있는 특별정액급부금을 신청할 때 운전면허증에 전진사로 거주지를 허위기재해 부정수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앞서 12일 중핵파 핵심 활동가인 야기 야스유키(48)를 면장 부실기재·부실기재면장행사 혐의로 체포했다.
이날 수색은 16일 오전 8시쯤 시작됐다. 경찰은 멀쩡한 쪽문을 놔두고 엔진커터로 철문을 잘랐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기동대원이 철문을 절단하기 위해 엔진커터를 철문에 갖다 대자 사방으로 불꽃이 튀었다.
기동대원들이 거대한 장비를 들고 씨름하는 사이 눈앞에서 쪽문이 열리고 용의자들이 태연히 걸어나왔다. 경찰은 이들이 나왔다는 사실도 모른 채 계속 철문을 잘랐고, 용의자가 경찰을 막으며 어깨를 세게 치자 그제야 중단했다.
쪽문이 열린 걸 확인한 경찰은 내부 수색을 위해 건물 진입을 시도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발열체크를 요구하는 용의자들에게 다시 한번 막혔다. 결국 기동대원들은 중핵파 관계자가 체온계를 들고나오자 일렬로 선 채 체온 측정에 응한 뒤에야 가택수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마이니치신문은 “중핵파 관계자가 경찰들의 체온을 한 명씩 측정했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이러려고 세금을 내는 게 아니다” “콩트 같다”며 한탄했다. 한 네티즌은 “영장 있으면서 왜 체온 측정을 순순히 해주는 거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