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그동안 개발한 공공 모바일 어플리케이션(공공앱) 일부가 슬그머니 사라져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용자가 너무 적거나 실시간 업데이트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제 기능을 못한 탓이다.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사용률이 극도로 낮거나 효율적 관리가 안돼 최근 5년간 운영을 중단한 공공앱이 5개에 달한다. 무분별하게 공공앱을 제작했거나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 개발비용만 날렸다는 것이다.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유지·관리가 미흡한 공공앱은 시민들의 외면을 받아 출시 1~2년 만에 사라지기 일쑤다.
광주지역 관광자원을 소개하는 ‘광주여행노트’이 2018년 폐지된 데 이어 식품접객업소의 위생상태를 향상하기 위한 ‘위생자율점검’도 지난해부터 운영되지 않고 있다.
콜센터 전화문자상담서비스 제공하는 ‘120빛고을센터’와 생활 설문 조사·여론조사를 목적으로 한 ‘바로투표’도 2017년 일찌감치 폐기 절차를 밟았다.
앞서 광주지역 문화·관광과 볼거리, 먹거리 등을 홍보하는 ‘빛고을광주문화관광’ 역시 2016년 종적을 감췄다. 그런데도 시는 10억8500만원을 들여 ‘모바일 광주광역시’를 추가 출시하는 등 공공앱 보급에 매달리고 있다.
시는 내년 상반기에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공공 배달앱을 추가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나 ‘배달앱’에 대한 수수료 부담으로 소상공인들이 매출증대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고려해 지역화폐인 광주 상생카드 등과 연계한 공공 배달앱을 만들어 널리 보급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국에서 처음 공공 배달앱 ‘배달의 명수’를 출시해 호응을 얻은 전북 군산 등을 찾아 준비실태를 파악했다. 이와 함께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 경감 방안 등에 필요한 예산도 추산하고 있다.
시는 음식점 업주 등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공공 배달앱은 ‘with 코로나’라는 시대상황을 감안할 때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최근 5년간 폐지된 5개 공공앱 개발에 비교적 적은 8500만원이 투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광주시 다른 공공앱도 이를 활용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지 않아 향후 폐지 사례가 더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공앱은 누적 다운로드 수, 전년 대비 설치율, 앱만족도, 업데이트 최신성, 이용자 관리 등을 포함한 종합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60점 미만일 때 폐지된다.
광주시가 선보인 공공앱의 이용률이 저조한 것은 홍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활용도가 떨어지는 데다 업데이트, 정보전달 오류 등도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 관계자는 “SNS와 블로그 등을 통해 많은 시민들이 공공앱을 다운로드받아 활용하도록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