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시의 지역 정치인과 시민들이 2년째 투병 생활을 하는 이성호 양주시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기도의정회 양주시지회(회장 한형석)와 양주시 의정동우회(회장 유재원) 등은 20일 양주시청 광장에서 이성호 양주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김성수 전 국회의원과 현삼식 전 양주시장, 경기도의정회 양주시지회장 한형석 전 도의원, 양주시의정동우회장 유재원 전 도의원, 이흥규 전 도의원, 박길서 전 양주시의회 의장 등 정치인과 시민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성호 시장이 말도 못하고 걷지도 못하는 등 건강 문제로 시정에 참여하지 못한 지 벌써 2년여가 지났다”면서 “하지만 양주시는 시장의 건강 상태를 비밀로 취급하며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있지 않아 시장이 정상 출근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며 “고 지적했다.
이어 “양주시를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발표해 행정의 중심인 시장의 기민한 대처와 빠른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기”라며 “양주는 23만여명의 시민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으로 시장 개인의 건강 문제로 인해 양주시의 중요한 결정들이 신속하게 처리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성호 시장은 2018년 7월 취임 직후 성대 수술, 지난해 2월에는 허리디스크 수술 등을 받아 현재까지 말과 보행을 하지 못해 휠체어에 의지하며 메모를 통해 간단한 의사소통만 가능한 상황이다.
양주시는 지난해 이성호 시장이 공식적으로 3개월간 병가·연차 사용 후 복귀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현재 이성호 시장은 일주일에 약 3일만 시청으로 출근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재택근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주요행사에는 양주시 부시장이 이성호 시장을 대신해 참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지난 3월 지역 원로인 대한노인회 양주시지회는 ‘양주시장 퇴진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이성호 시장의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양주시는 현재 시장의 연가, 병가 등 복무에 관한 내용은 개인신상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정보공개 청구에도 밝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무원의 노고와 시스템으로 큰 문제 없이 시정이 운영되고 있다지만 모든 것이 시스템으로만 운영된다면 민선 시장의 존재 의미는 무엇이냐”면서 “시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시장의 부재로 인한 불평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시장 개인을 위해서도 복잡한 시정에서 물러나 건강 회복에 힘쓰셔야 한다”며 “양주시 발전을 위해 본인의 건강 회복을 위해 시장 사퇴를 권고하며 현명한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양주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건강 문제로 거동이 불편한 것은 맞지만 의사 표현은 가능해 주요업무보고에도 참석하고 있다”면서 “다른 지자체보다 양주시의 실적이 없는 것도 아니며, 업무가 지연되거나 처리가 안 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양주=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