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가 17세 고등학생이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건을 두고 “독감백신에 의한 부작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은 정말 매우 낮다”고 언급했다.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엄중식 교수는 “독감 백신 성분이 죽어 있는 형태로 만든 백신”이라면서 “사백신, 불활성화 백신은 사망과 같은 중증의 심각한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의) 소량 물질에 의해서 사망사례까지 가는 경우는 너무 드물다”고 덧붙였다. 인천 고등학생이 백신 독감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작다는 것이다.
그는 사망자가 백신 접종 후 가족들에게 ‘피곤하다’는 말을 한 것과 관련 “통상적으로 백신 접종을 하고 나면 국소적인 부작용이나 또는 전신적인 부작용들이 경미하게 일어날 수 있다”면서도 “백신에 의한 부작용으로 (피곤하다는) 느낌을 가진 건지 아니면 사망과 연계된 다른 질병의 초기 증상이었는지 불분명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사망한 고등학생이 기저 질환으로 평소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었다는 내용과 관련해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경우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는 오해를 두고 “알레르기 비염은 이런 상황을 발생시킨 것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알레르기 비염 있는 분들 중에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동반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백신 접종을 열심히 꼭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독감 백신 접종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사태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백신 접종을 중단하거나 미룰 이유가 전혀 없다”며 “오히려 백신 접종 시기가 미뤄지거나 접종률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 인플루엔자 독감이 겨울철에 돌게 되면 코로나19가 같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훨씬 더 많은 사망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인천에 거주하는 17세 남성 청소년이 지난 14일 낮 12시쯤 한 의료기관에서 무료 예방접종을 하고 이틀 뒤인 16일 오전 사망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차 부검을 진행했으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발견하지 못해 2차 정밀 부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