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납치됐던 17세 인도네시아 소년이 구글 지도의 ‘스트리트 뷰’ 기능을 통해 12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2일(현지시간) 자카르타포스트는 다섯 살 때 거리에서 납치됐던 에르반 안자스워로(17)가 구글 지도의 ‘스트리트 뷰’ 기능을 이용해 자신의 고향인 중부 자바 주 스라겐으로 돌아가게 된 운명적인 과정을 보도했다.
한 길거리 공연자는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어린 에르반을 속여 납치했다. 에르반은 납치범의 강요에 따라 2년간 납치범과 함께 거리에서 공연해야 했다.
유랑 공연 생활을 이어가던 중 서부 자바 주 보고르에서 경찰의 사이렌 소리를 들은 납치범은 에르반을 남겨두고 혼자 달아났다. 에르반은 위탁 가정에 맡겨졌다가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보호 시설에서 성장한 에르반은 직업 훈련을 받으면서 틈틈이 구글 지도를 이용해 납치되기 전 자신이 살던 곳을 찾았다. 특정 장소의 실제 모습을 360도로 볼 수 있는 구글의 ‘스트리트 뷰’를 통해 고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었다.
특히 그는 중부 자바에 있는 여러 전통 시장을 집중적으로 검색했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함께 자주 다녔던 시장의 풍경을 선명히 기억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평소와 같이 지도로 여러 곳을 검색하던 에르반은 자신의 기억 속 시장의 모습과 스라겐의 한 재래시장 모습이 완전히 일치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이 직업훈련을 받고 있던 청소년 재활센터의 사회복지사에게 이 사실을 전했고, 사회복지사는 스라겐 지역에 에르반의 사연을 알렸다. 소식을 접한 에르반의 가족은 그에게 가족사진을 보냈고, 에르반은 12년 만에 가족과 재회하게 됐다.
에르반의 아버지 수파르노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은 거의 포기했었지만 여전히 살아 있고 건강할 것이라는 희망은 품고 있었다”며 “아들을 지금까지 안전히 돌봐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