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일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짐’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경기도 홍보예산 문제를 지적하며 “최근 국민의힘을 국민의 짐이라 하셨다. 너무 정치적인 발언 아닌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이라 표현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짐)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하시면 안 된다고 충고를 드린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국회와 국회의원을 지적할 그런 위치가 되나. 그런 표현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재차 따졌고, 이 지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위치가) 된다고 본다. 국민의짐이 진짜 안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지사의 발언으로 국감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감사반장)은 “소속 정당 훼손이나 조롱은 자제하도록 돼 있다. 제1야당 당명을 갖고 그렇게 하는 말씀은 공인으로, 수감자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중히 사과해주길 바란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 지사는 “감사반장의 말씀이니 깊이 생각해보겠다”고만 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이 지사에게 “국감에 대한 생각이나 균형발전 등에 대해 말씀해 달라”고 했다. 이 지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야당에 대해 한번도 먼저 선제 공격한 적 없다. 공격을 하니까 해명은 해야 할 것 아닌가. 이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너무 편향된 이야기 하시고, 여당 의원도 충분히 시간을 가졌는데 해명하라고 시간을 주고 이런 진행으로는 감사를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야당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하면 국감 진행할 수 없다. 분명한 입장과 동료 의원에게 사과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지사는 “사과는 마음에 있어서 하는 거고요. 저의 말씀은 그러지 않길 바란다는 선의에서였다. 그런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다를 수 있고 상처받을 수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