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사’ 이재명, 국민의힘 향해 “국민의짐 되지 않기를”

입력 2020-10-20 13:09 수정 2020-10-20 13:22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일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짐’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경기도 홍보예산 문제를 지적하며 “최근 국민의힘을 국민의 짐이라 하셨다. 너무 정치적인 발언 아닌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을 국민의짐이라 표현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짐) 그런 얘기를 들을 정도로 하시면 안 된다고 충고를 드린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국회와 국회의원을 지적할 그런 위치가 되나. 그런 표현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재차 따졌고, 이 지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위치가) 된다고 본다. 국민의짐이 진짜 안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이 지사의 발언으로 국감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감사반장)은 “소속 정당 훼손이나 조롱은 자제하도록 돼 있다. 제1야당 당명을 갖고 그렇게 하는 말씀은 공인으로, 수감자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중히 사과해주길 바란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 지사는 “감사반장의 말씀이니 깊이 생각해보겠다”고만 했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이 지사에게 “국감에 대한 생각이나 균형발전 등에 대해 말씀해 달라”고 했다. 이 지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야당에 대해 한번도 먼저 선제 공격한 적 없다. 공격을 하니까 해명은 해야 할 것 아닌가. 이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너무 편향된 이야기 하시고, 여당 의원도 충분히 시간을 가졌는데 해명하라고 시간을 주고 이런 진행으로는 감사를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은혜 의원도 “야당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하면 국감 진행할 수 없다. 분명한 입장과 동료 의원에게 사과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지사는 “사과는 마음에 있어서 하는 거고요. 저의 말씀은 그러지 않길 바란다는 선의에서였다. 그런데 듣는 사람 입장에서 다를 수 있고 상처받을 수 있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