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젖병으로 미세플라스틱 158만개 먹는다…줄이려면?

입력 2020-10-20 11:14 수정 2020-10-20 11:24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식기에 흔히 사용되는 플라스틱 재질인 폴리프로필렌(PP)이 함유된 젖병을 뜨거운 물에 노출할 경우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돼 유아 건강이 우려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9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 트리니티대학 공학부의 리둔주 박사 연구팀은 유아 유동식을 만들 때 PP 젖병에서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하고, 한국 등 48개 국가 및 지역 12개월 유아의 미세플라스틱 노출 정도를 측정해 과학저널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세계 유아 젖병 시장의 68.8%를 차지하는 10개 회사 제품을 대상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유동식 준비 지침에 따라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인 PP가 함유된 유아용 젖병에서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젖병을 소독하거나 유동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뜨거운 물이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다.

표준 지침에 따라 소독을 하고 70도 온도의 물에 노출된 젖병의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은 ℓ당 130만개에서 최대 1620만개에 달했다. 또한 물의 온도를 95도로 높였을 때 미세플라스틱 방출량은 ℓ당 5500만개까지 늘어났다.

반면 국제 지침보다 훨씬 낮은 온도인 25도의 물에 젖병을 노출했을 때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60만개로 줄어들었다.

연구팀은 유동식을 만들거나 소독할 때 젖병이 높은 액체 온도에 노출될수록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방출한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연구팀은 48개 국가와 지역의 분유 이용량과 모유 수유율, PP 젖병이 방출하는 미세플라스틱 양과 젖병 제품별 시장점유율 등을 종합해 12개월 유아의 평균 미세플라스틱 흡입량이 매일 158만개에 달한다는 결과도 발표했다.

대륙별로는 오세아니아, 북미, 유럽이 차례로 210만개, 228만개, 261만개에 달했으며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됐다.

연구팀은 PP 젖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때까지 일시적으로 유아의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일 방안도 내놓았다.

연구팀은 WHO 권고안에 따라 젖병을 소독하고 식히되 유리나 스테인리스 주전자 등에 끓여 소독한 물을 상온으로 식혀 3차례 이상 헹궈낼 것을 제시했다.

이어 유동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데우지 말고 전자레인지 이용을 삼가며, 젖병 안의 유동식을 흔들지 말고 음파를 이용한 세척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또한 유동식을 준비할 때는 유리나 스테인리스 주전자에 물을 끓인 뒤 70도 이상의 물로 비플라스틱 용기에서 유동식을 준비해 상온에서 식힌 뒤 젖병에 옮길 것을 권고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