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형 게이트의 배후로 지목돼온 이혁진 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환매 중단 사태의 진짜 배후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을 지목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권이 연루된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라 모피아의 금융사기라는 취지다.
이 전 대표는 2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전화 인터뷰를 갖고 “양호씨가 했던 역할은 우리나라의 금융계의 최고봉인 이헌재씨와 막역한 관계였기 때문에 여기에 연루된 많은 금융기관들(과 금융 당국)이 그런 위험을 감지하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 전 부총리와 양 전 은행장이 이와 관련해) 통화한 내역도 들었고 많은 증거들이 있다고 알고 있다”며 “7월에 검찰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 다음에, 7월 이후에 많은 사건이 대대적으로 수사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상하게 몇 명 구속이 되고 봉합이 된 거로 알고 있어서 상당히 실망스럽다”며 “몇 명의 조사부 검사 수준이 아니라 수십 명의 검사가 투입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옵티머스가 안전자산인 국공채 투자를 내걸고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에서 유치했던 220억원을 실제로는 성지건설에 투자한 것과 관련해서도 “금융감독원, 검찰, 경찰에 모두 알렸는데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금융감독원에다 고발하고 검찰, 경찰에 다 고발을 했다”며 “(그런데) 무혐의 처리가 나고 그거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많은 법률기술자들이 작업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이 배후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거듭 “아니다”라며 “제가 왜 미국에서 김치 배달을 하고 판매를 하고 있는데 저를 왜 배후로 지목했는지 처음에는 너무 억울하고 분통이 터졌다”고 했다.
그는 배후 세력이 법 기술자를 통해서 책임을 회피한 뒤 자신이 여권과 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권력형 게이트’로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강조하며 “지금 모든 보도를 다 보면 한글을 읽을 줄만 알면 그런 걸 느끼지 않는다는 게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이 전 대표는 2012년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고 같은 해 12월 문재인 대선 후보 특보로도 활약해 여권 인사로 분류돼 왔다. 이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 현 옵티머스 경영진에 의해 회사에서 강제로 쫓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