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의 교육 발전을 모색하고 나선 권오봉 여수시장의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권 시장이 관내 고교 교장단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 지역 교육현장의 현안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학습권 침해가 우려되는 여수정보과학고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여수시에 따르면 권 시장은 최근 김용대 여수교육지원청 교육장을 비롯 여수지역 고등학교 교장 13명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이번 간담회는 교육현장의 애로사항과 현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향후 여수시 교육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교육지원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 시장은 “공부하기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시와 교육지원청, 단위학교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학교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행복교육도시 여수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수정보과학고 교직원 등은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최근 여수시청 앞에서 연이어 집회를 갖고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여수시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 시장의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한 외침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수시가 해당 학교 앞에 들어서는 아파트 진입도로개설 과정에서 학습권 침해가 불 보듯 뻔한데도 제대로 된 설명회조차 열지 않고 허가를 내준데 따라 학생들의 학습 환경과 건강권까지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수시는 2017년 해당 학교 앞 아파트 진입도로개설을 위해 학교 주변으로 도로개설허가를 내줬다. 현재 이 학교 옆에는 D종합건설이 지하 2~지상 15층 규모 아파트 10개동 722가구로 건립하고 있다.
진입도로는 학교 교실과 가장 가까운 도로 사이간격이 1.6m에 불과하고, 소음방지를 위해 4.4m 옹벽위에 또 다시 5m의 방음벽을 설치했다.
이로 인해 학교 건물 3개 동이 창문만 열면 바로 벽이 보이면서 지하화 된데 이어 도로 위에서 날아드는 차량 배출가스와 비산먼지, 소음으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 침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 학교 교직원 등 80여명은 지난 15일과 앞선 7일 오후 여수시청앞에서 집회를 갖고 “학교 건물 1층 취업준비실은 곰팡이와 습한 냄새로 수업에 지장을 받고 있고, 완공 이후에 장기적으로 침해받을 학생들의 학습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2층 실습실을 포함한 교실들이 도로와 가까워지면서 차량 이동으로 인한 진동과 소음공해로 면학 분위기가 계속 저해되는 피해 역시 보상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학교를 지하로 만든 아파트 진입도로의 잘못된 허가로 학생들의 학습권과 건강권 침해를 묵시하고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코로나19 등 전염성 질병에 대한 예방을 위한 환기는 필수적지만 4.4m에 달하는 옹벽위 도로와 5m 방음벽 때문에 환기가 불가능해 건강권 침해가 예시되는 상황에 대한 합당한 대책을 요구했다.
특히 “여수시가 학교 앞 아파트 진입도로개설에 따른 토목설계 도면이 담긴 공문만 보내고 학교 측의 현장 설명회 요청도 거절한 채 설명회를 가졌다고 거짓 해명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향후 여수시의 학생 학습권·건강권 보장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금처럼 여수시청 앞 시위는 계속 할 것”이라며 “도심서 시민들의 협조를 받아 탄원서 서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 진실을 알리고 학생들의 학습권도 되찾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해결을 위해 교직원 전원은 관계기관에 탄원서 제출 및 공익감사 청구 등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강력히 주장한다”고 강조했다.
여수=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