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유럽, 제한조치 강화… 반대 시위도 확산

입력 2020-10-19 16:20 수정 2020-10-19 20:37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18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새로운 코로나19 긴급조치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고쳐쓰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 직면한 유럽에서 야간 통행금지 등 제한조치를 다시 도입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정부의 제한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도 다시 확산되고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오후 9시 이후 광장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을 폐쇄할 권한을 각 도시 시장에게 부여하는 등의 강화된 코로나19 방역조치를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날부터 스포츠 도박장도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하며, 아마추어 운동경기와 지역축제도 금지된다. 각 지역의 고교 등교 시각을 늦추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조치가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일주일 안에 수영장과 체육관을 폐쇄하는 추가조치도 실시할 예정이다.

콘테 총리는 “이번 조치는 또 다시 전면 봉쇄령으로 경제를 위기에 빠뜨리지 않기 위한 것”면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 모두가 각자의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상황에서는 최고 수준의 예방이 필요하며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손 씻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벨기에도 19일부터 식당, 카페 등의 영업이 중단되고 야간 통행 금지가 도입된다. 스위스는 이날부터 15인 이상의 모임이 금지되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주말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자 “모두 집에 머무르고 가능한 이동을 피하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슬로베니아는 향후 한달 간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제한조치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8일 집계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선 지난 24시간 내에 1만170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프랑스에선 전날 3만242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가 2만5000명을 웃돌았다. 영국에서도 같은날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6982명 발생해 전날 대비 811명 늘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실이 곧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잉글랜드 북서부 그레이터맨체스터 지역에서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이 모자랄 것으로 보이며, 이 지역의 12개 병원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이날 보도했다.

정부의 코로나19 제한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도 유럽 곳곳에서 열렸다. 17일 야간 통행금지가 시작된 프랑스에선 파리와 그르노블, 툴루즈 등에서 통금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가 산발적으로 열렸다.

체코 프라하 구시가 광장에선 이날 2000명의 시민들이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맥주병과 캔 등을 들고 시위에 나서자 무장 경찰들이 최루탄과 물대포를 동원해 진압에 나섰다. 이들 가운데는 축구와 아이스 하키 팬들도 있었으며 정부의 엄격한 거리두기 제한 등에 항의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보도했다.

국영 체코 통신(CNA)은 이 과정에서 1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코 정부는 향후 2주간 검토 후 전면적인 봉쇄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체코는 최근 2주간 10만명당 신규 확진자 및 사망자 수가 유럽연합(EU) 국가 중 가장 높다. 지난 16일 체코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만1105명으로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1만명을 넘어섰으며 이튿날에도 87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