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등교 금지 기간에 경북 실업계 일부 학교에서 기능반 합숙 훈련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용인정)이 경북도교육청(사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기능경기대회를 준비하던 경북지역 실업계 고교 20곳 중 8곳 기능반 학생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기간에도 등교를 지속했다.
뒤늦게 경북교육청이 실업계고 기능반 훈련 중단 권고(4월 1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S공고를 비롯한 3개 학교는 합숙 훈련을 계속했다.
특히 S공고는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본인이 책임지고 학교에 대해 일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동의서까지 받았다. 이 학교 기숙사에서는 지난 4월 8일 기능반 이준서 군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S공고 기능반 학생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등교 금지 기간에도 기능대회 때문에 학교 기숙사에서 숙식하며 하루 11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이 의원은 “이준서 군은 교사, 학교, 교육청이 만들어낸 지나친 메달 경쟁의 피해자이며 S공고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학교와 교사가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기능대회에 집중하는 이유는 학생 메달이 학교, 지도교사 성과에 이용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학생 입상 성적에 따라 많게는 교사에게 2000만원까지 포상금이 주어지는 등 기능대회 입상 명예가 학교와 교사 몫으로 돌아간다는 설명이다.
전국 약 600여개 실업계고 가운데 250여곳이 기능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능반 학생은 약 3900명으로 매년 열리는 지방기능대회와 전국기능대회 우승을 위해 도제식 훈련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전국적으로 기능반을 운영하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는지 긴급점검이 필요하다”며 “이들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능대회 폐지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